[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폰세, 와이스, 류현진이 모두 무너졌다. 하지만 최후의 보루가 있었다. 문동주다.
이 가을, 한화 이글스 에이스는 단연 문동주다. 1984년 전천후로 마운드에 올라 롯데 자이언츠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불멸의 최동원을 떠올리게 하는 역투다.
문동주가 또 한번 팀을 살렸다. 1차전에 이어 3차전도 지배했다.
문동주는 2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1점 앞선 6회 무사 1루에 구원등판, 4이닝 2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기세 오른 삼성 타선을 잠재우며 5대4 승리를 이끌었다.
고비마다 강력한 구위로 삼진을 잡아내며 라팍을 메운 삼성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이끌어냈다.
2차전에서 패하며 1승1패로 대구로 온 한화는 분위기가 무거웠다. 3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만약 지면 벼랑 끝에서 4차전 상대 원태인을 만나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문동주가 또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류현진이 4이닝 4실점으로 일찍 무너진 상황. 문동주는 6회부터 슈퍼맨 처럼 등장해 4이닝을 책임지며 살얼음판 같았던 1점 차 승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날 경기의 MVP에 선정된 문동주는 경기 후 "홀수 경기(1,3, 5차전)가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요한 경기에서 제 몫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저 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결과와 관계 없이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만 던졌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구속 신기록 162㎞ 같은 빠른 공은 아니었지만 강약조절과 제구로 삼성 타선을 무력화 했다.
최고 157㎞ 강속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섞어 예봉을 피했다. 문동주는 "1차전 때는 (어깨가) 가벼웠는데, 오늘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긴 했다. 난생 처음 주자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조금 긴장하기도 했다. 스피드를 신경 쓰면 경기 결과가 쉽지 않겠다 생각해 스피드 보다 제구와 변화구에 집중한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6, 7회를 마친 문동주에게 양상문 투수코치가 '더 던질 수 있냐'고 물었다. 1초의 망설임 없이 "끝까지 가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뒤가 없는 벼랑 끝 상황에서 9회까지 책임진 문동주는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밖에 없었다. 이닝이 지날 수록 힘들지 않게 넘어가지길래 페이스를 유지하면 끝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아웃에서도 파이팅 하면서 힘을 불어넣으려고 했던 게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특급 불펜으로 거듭난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 그는 "팀이 이기면 당연히, 더할 나위 없이 (앞으로의 불펜 등판도) 상관 없을 것 같다"며 팀 퍼스트를 크게 외쳤다. 듬직한 한화의 신 에이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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