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경기 했는데, 나름 잘한 것 같아서…(MVP)받으면 기분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충만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24일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1대2로 완승, 최종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숨돌릴틈 없이 오는 26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에 임하게 된다.
문동주는 1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3차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한화의 3승 중 2승을 이끌었다. 그 결과 기자단 투표를 통해 이번 시리즈 통합 MVP로 선정됐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사실 불펜은 경험이 별로 없다. 예전에 몇번 던진건 상황이 정해져있었던 거라 특별한 경험이 되진 않았다"면서 "그래도 해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활짝 웃었다.
'불펜의 매력'을 묻자 "내 수명이…(줄어드는 느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선발은 내가 계획한대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불펜은 어떤 상황에 나갈지도 모르고, 매 상황 집중해야하니까 너무 힘든 것 같다."
당초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폰세 5이닝-와이스 4이닝으로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8회부터 문동주도 몸을 풀게 했다. 앞서 4차전에서 대역전패 경험이 있는 만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것.
일단 한국시리즈에서의 보직은 선발이 유력하다. 문동주는 "LG에게 당한 만큼 갚아주고 싶다.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게 됐는데,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더 집중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이렇게 대전 홈팬들 앞에서 멋지게 이기려고 지난 4차전을 졌나 싶다. 어떻게 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온 셈이다."
문동주의 MVP 라이벌은 문현빈이었다. 마지막 5차전 막판에서 쐐기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한화 타선의 알파이자 오메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시리즈 타율 4할4푼4리(18타수8안타, 홈런 2, 2루타 3) 10타점을 책임지며 팀 공격의 중추였다.
문동주는 "(문)현빈이가 많이 아쉬울 거다. 지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아마 한국시리즈를 이기게 되면 현빈이가 MVP를 받게 되지 않을까. 현빈이 타석 때 더 열심히 응원하겠다"면서 "한명 더 말하자면 최재훈 선배님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포수 리드에 나는 한번도 고개를 저은 적이 없다. 그만큼 사인이 좋았다. 내가 잘 던진 건 선배님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폰세는 5회까지 자신의 등판을 마친 뒤 한층 더 격렬하고 가슴이 끓어오르는 포효로 1루쪽 홈팬들을 뜨겁게 달궈놓았다.
폰세는 데일리 MVP 인터뷰에서 "문동주에게 포효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하지만 문동주의 입담도 지지 않았다.
"폰세는 아메리칸 스타일이고, 난 한국인이다. 한국 사정에 맞게 했다. 다가오는 한국시리즈에서 기회가 된다면, 내가 비록 동생이지만, 폰세에게 (포효하는 법을)한수 가르쳐주겠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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