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지난해 청룡영화상 수상자들이 감격스러운 영광의 순간을 되새겼다.
제46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전년도 수상자인 배우 황정민(남우주연상), 김고은(여우주연상), 정해인(남우조연상), 이상희(여우조연상), 노상현(신인남우상), 박주현(신인여우상)이 참석했고, MC 박경림이 진행을 맡아 자리를 빛냈다.
지난해 수상의 영예를 함께 나눈 이들이 1년 만에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수상 비하인드와 근황을 들려줬다. 황정민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보안사령관 전두광 역을 맡아 권력에 눈이 멀어 반란을 도모하는 광기 어린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영화 '너는 내 운명', '신세계'에 이어 세 번째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그는 "1년이란 시간이 후딱 지나가니까 너무 아쉽다. 상 받았을 때 기분 좋았던 것들이 아직까지 남아있는데, 핸드프린팅 하고 나면 끝나는 것이지 않나. 청룡영화상 덕분에 너무나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청룡 트로피의 의미에 대해 "저의 꿈이었다.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남아있다"며 "저에게 청룡영화상은 은혜스러운 상이면서, 자랑스럽게 사람들한테 이야기할 수 있는 상"이라고 말했다.
또 황정민은 영화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나홍진 감독과 '호프'로 재회한다. 그는 "영화는 일단 내년에 개봉할 것 같다.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며 "극 중 시골 마을 파출소장을 연기했는데, 이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보시고 나면 '아 그럴듯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고 귀띔했다.
영화 '파묘'에서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은 강렬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이며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그는 제33회 청룡영화상에서 '은교'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이후 12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려 의미를 더했다. 김고은은 "정민 선배가 말씀하신 것처럼 1년이 후딱 지나갔다. 청룡영화상에서 상을 받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지 않나. 저도 정민 선배처럼 매번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청룡 트로피는 제가 초심을 다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차기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자백의 대가'에선 파격 연기 변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고은은 "전도연 선배와 '협녀, 칼의 기억' 이후 십여 년 만에 다시 작품에서 만나게 됐다. 이 부분이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제가 맡은 역할에 대해선 아직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정말 신중하게 캐릭터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영화 '베테랑2'에서 강력 범죄 수사대 막내 형사 박선우를 연기, 선과 악을 오가는 눈빛을 보여줬다. 지난해 남우조연상과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그는 "영화를 사랑해주신 관객 분들과 팬 분들의 열정에 감사하다. 무대인사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것도 극장을 찾아주신 분들 덕분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배우가 되겠다"며 "청룡영화상은 저에게 긴장과 설렘"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희는 영화 '로기완'에서 조선족 출신 선주 캐릭터를 사실감 넘치게 그리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수상 이후에는 '나의 완벽한 비서', '북극성', '세계의 주인' 등 여러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그는 "여우조연상 수상 당시 연기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주변에서 짝사랑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셔서 뿌듯하다"며 "저는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인간이었는데, 상을 받고 나서 좀 긍정적으로 바뀌게 됐다. 이제는 저 자신에게 '괜찮다, 잘했다'고 말해줄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노상현은 첫 스크린 주연작인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성소수자 흥수 역을 맡아, 캐릭터의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박주현은 영화 '드라이브'에서 유명 인플루언서 한유나로 분해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남는 긴박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노상현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지니에게 가장 빌고 싶은 소원에 대해 "청룡영화상을 또 받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고 싶다. 신인남우상을 받았으니, 다음에는 조연상, 그다음에는 주연상을 받고 싶다"며 간절함을 내비쳤다.
박주현은 "황정민 선배처럼 '여자 황정민'이 되어 악역 캐릭터를 맡고 싶다. 저에게 청룡영화상은 첫걸음 같은 존재다. '드라이브'도 저에게 처음 하는 도전이었고, 신인여우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기 때문에 부디 처음이 끝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잘 떼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개최되는 제46회 청룡영화상 역시 쟁쟁한 후보자(작)들이 이름을 올렸다. 최고의 한국 영화를 가리는 최우수작품상 부문에는 '어쩔수가없다', '얼굴', '좀비딸', '파과', '하얼빈' 5개 작품이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인다.
한편 제46회 청룡영화상은 11월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되며, KBS2를 통해 생중계된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