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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정상! '간판' 류은희 복귀한 부산시설공단, 전국체육대회 기쁨의 우승...신창호 감독 "부산 시민과 함께 한 우승, 의미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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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부산시설공단이 뛰어난 경기력과 함께 14년 만에 전국체육대회 정상에 올랐다. 다가오는 핸드볼 H리그에서의 기대감도 높였다.

부산시설공단은 23일 부산 스포원파크 금정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핸드볼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삼척시청을 25대2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부산시설공단은 2011년 우승 이후 14년 만에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8강에서 경남개발공사를 26대23으로 꺾고 올라온 부산시설공단은 준결승에서 지난 시즌 핸드볼 H리그 통합 우승팀인 SK슈가글라이더즈를 26대24로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 올라온 상대는 2023년 전국체육대회 우승 팀인 삼척시정, 하지만 부산시설공단은 밀릴 생각이 없었다. 공수 밸런스를 탁월하게 유지하며 삼척시청을 압박했다.

류은희와 이혜원이 5골을 넣으며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후방에서는 김수연 골키퍼가 12세이브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삼척시청 또한 강주빈이 6골로 분투했으나 부산시설공단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전반 12-11로 앞선 채 마쳤던 부산시설공단은 삼척시청의 거센 추격에도 불구하고 후반에만 13골을 추가하며 25대22로 결승에서 웃었다.

신창호 부산시설공단 감독은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산, 우리의 홈에서 개최하는 대회였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 의미로 함께 똘똘 뭉쳤다. 선수들도 이를 바탕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부산 시민들과 함께 우승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024년 8월 부산시설공단 사령탑에 부임한 신 감독은 지난 시즌 H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우승이라는 성적까지 거뒀다. 신 감독은 전체 선수단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며 이를 바탕으로 거둔 좋은 성과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이번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류은희 선수도 유럽에서 돌아와 합류했다. 베테랑 선수들도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해주고, 젊은 선수들 또한 패기 있게 플레이 해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회에서 생각했던 대로 각자의 역할과 노력을 잘 해줘서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부산이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 꺾은 팀들은 2024~2025 핸드볼 H리그 1, 2, 3위를 차지한 강팀들이다. 강팀들을 상대로 저력을 선보이며 다가올 2025~2026시즌 H리그 성적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신 감독은 부산만의 템포 조절과 노련한 경기 운영을 꼽았다. 그는 "8강 상대 경남부터, 준결승 SK, 결승에서 삼척과 맞붙었다. 워낙 상대들이 빠른 팀이다보니까, 우리가 같이 빠르게 하기보다는 빠르다가도, 천천히 상대의 템포를 뺏는 조절에 신경을 썼다. 또한 노력하게 경기 운영을 하면 우리에게 확실히 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습 과정에서도 이런 부분에 집중하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부산시설공단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국내 무대로 복귀한 류은희였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간판과도 같은 선수인 류은희는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빛나는 한국 여자 핸드볼의 자존심이다. 2021년 헝가리 명문인 교리에 입단해 5년을 활약한 후 올해 7월 다시 친정인 부산시설공단으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국내 무대지만, 기량은 여전했다. 류은희는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14년 만의 우승에 공헌했다. 신 감독 또한 과거 대표팀 코치 시절을 시작으로 부산시설공단 코치로서도 류은희를 지켜봐왔다. 감독으로서도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신 감독은 "영입 전부터 유럽 시절 경기를 계속 지켜봤다. (류)은희가 한국에 있을 때 부산에서 함께 우승했던 경험도 있다. 세계적인 선수라는 평가에 한 치의 의심도 없다. 이번 전국체육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어린 선수들하고 소통하며 몸 관리, 패스 타이밍, 슈팅 자세 등을 유럽에서 배워왔던 것을 가르쳐 주는 모습도 좋았다. 유럽에서는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근육량이 조금 더 붙어 있는 상태였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스타일이 있기에 근육량을 조금 빼고, 스피드를 늘리면서 적응했다"고 했다.

류은희 외에도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며 주축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의 성장도 놓치지 않았다. 신 감독은 "득점왕에 올랐던 이혜원은 이번 대회부터 너무 기대가 됐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기대된다. 베테랑 선수들도 워낙 자기 몫을 다 잘하는 선수들이다. 김다영, 신진미, 원선필도 더 올라올 것이라 기대가 되는 선수들이다"고 했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부산시설공단과 신 감독의 시선은 이제 H리그로 향한다. 핸드볼 H리그 여자부는 2026년 1월 10일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첫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부산시설공단도 1월 11일 경남개발공사와의 맞대결을 통해 시즌에 돌입한다. 직전 시즌 4위로 마친 신 감독과 부산시설공단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신 감독은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일단 선수들이 한 번 우승을 경험했다. 선수들은 리그를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도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이번 시즌은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좀 더 높은 곳까지 도전해보고 싶다. 우리 팀 플레이도 여러 선수가 교체되며 로테이션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런 것을 보는 재미도, 직접 경기장에 오셨을 때 팬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밌을 것 같고 기대가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