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누가 오타니에게 돌을 던지랴.
억만금의 가치로도 바꿀 수 없는 가치, 월드시리즈 승리. 하지만 LA 다저스는 4차전 2대6으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패전 투수가 몸값 1조원의 사나이 오타니였다면 더욱 뼈아프다. 하지만 누구도 오타니에게 뭐라할 수 없는 경기였다.
오타니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 1번타자겸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투수로 패전 멍에를 썼다.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이었다. 그러나 6이닝 4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특히 1-0으로 앞서던 3회 상대 간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맞은 역전 투런포가 가장 큰 충격이었다. 이날 던진 유일한 실투성 공을 게레로 주니어가 놓치지 않았는데, 간판 대 간판의 싸움에서 게레로 주니어가 이겨버리니 경기 분위기가 급격하게 토론토쪽으로 흘렀다.
오타니는 이후 잘던지다 7회 마운드에 올라 연속 안타를 내준 뒤 교체됐고, 후속 투수들이 오타니 승계 주자들의 홈인을 모두 허용해 실점이 4점까지 늘었다.
하지만 오타니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하루 전 3차전에서 연장 18회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지명타자였지만 총 9번 타석에 나서 모두 살아나가는 진기록을 세웠다. 긴 시간 누상에 나가 주루 플레이를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피로가 몰려온다. 특히 오타니는 경기 막판 1루에서 2루로 뛰다 다리쪽에 살짝 문제가 생겼는지, 트레이닝 파트에서 달려나와 그의 상태를 체크하기도 했다.
6시간39분간 싸웠다. 서부 기준 오후 5시에 경기가 시작됐으니, 거의 11시가 다 돼 경기가 끝난 것이다. 다음날 선발 등판과 1번 역할을 다 해야 하는 선수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충분히 쉴 시간이 없었다. 안그래도 수면 등에 매우 민감한 오타니로 알려졌다. 실제 오타니는 3차전 승리 후 기뻐하면서도 "빨리 가서 자고 싶다"고 했었다.
물론 극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거나 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공-수 모두에 있어 분명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7회 투구수 90개 근처가 되자 구속은 살아있어도 제구가 안돼 공이 한복판으로 몰렸다. 그래서인지 미국 현지에서는 올시즌 6이닝을 넘게 던진 적이 없는 오타니를 너무 무리하게 7회 등판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안 그래도 힘든데 말이다.
하지만 오타니가 없었다면 중요했던 3차전 승리도 없었다. 오타니는 4실점을 했지만, 선발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분명히 했다. 이날은 다저스 타자들이 오타니를 돕지 못했다고 해석하는 게 옳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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