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남자탁구가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몽펠리에 단식 4강 포디움을 확정지었다.
프랑스 몽펠리에 쉬드드프랑스 아레나에서 펼쳐지고 있는 WTT챔피언스 몽펠리에 18강에서 30일 '톱랭커' 장우진(세아)이 대만의 린윈루를 상대로 3대2 역전승을 거두며 8강행을 확정했고, 31일 '닥공' 이상수(삼성생명)가 미국 에이스 카낙 자를 풀게임 혈투 끝에 3대2(11-8, 11-8, 11-13, 4-11, 11-7)로 돌려세우며 대한민국 에이스간 '한솥밥' 8강 맞대결이 성사됐다.
세계 최고의 톱랭커들만 출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챔피언스 대회에서 오랜만에 성사된 대한민국 베테랑 에이스들의 8강 맞대결이 반갑다. 누가 이겨도 대한민국의 단식 4강이다.
1990년생 이상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선배(오상은, 주세혁, 유승민)의 은퇴 이후 10년 넘게 대한민국 톱랭커로 활약해온 에이스 중의 에이스다. 초강력한 포어드라이브,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볼이 제대로 들어맞는 날이면 중국 톱랭커 판젠동, 마롱도 돌려세울 만큼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실제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중국을 많이 이겨본 이상수는 지난해 말 종합선수권 남자단식 우승 직후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소속팀 삼성생명에서 지도자로서의 2막을 위해 올 시즌을 끝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라스트 댄스'를 결심했다는데 챔피언스에서 보여주는 그의 활약상은 아까울 지경이다. 지난4월 인천서 열린 WTT챔피언스에서 펠릭스 르브렁(프랑스), 린가오위안(중국), 린윤주(대만)를 줄줄이 돌려세우며 한국선수 최초의 챔피언스 준우승 역사를 쓰더니 6개월 만의 챔피언스 대회에서 또다시 8강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35세 닥공' 이상수의 근성과 투혼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장면이다.
이날 경기 직후 WTT와의 인터뷰에서 이상수는 "게임스코어 2-0까지는 괜찮았는데 3게임 듀스게임을 지고 힘이 빠지면서 4게임까지 내주게 됐다. 마지막 5게임에서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중간부터 점수가 벌어진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돌아봤다. 관중 열기가 뜨거운 몽펠리에 아레나에서 절친 후배 장우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어느 대회든 어느 경기장이든 팬들이 많다는 건 선수로서 축복받은 일이다. 모든 남자선수들의 대결이 마찬가지지만 장우진 선수와는 내가 잘 쳐야 이길 수 있다. 컨디션 관리를 잘하고 체력관리 잘해서 이기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그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