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좋은 선수들, 좋은 팀 만난 덕분이다. 단 한순간도 나태해본 적 없다."
사령탑 데뷔 13시즌만에 통산 200승을 달성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도로공사는 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정관장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승, 시즌 첫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강소휘(16득점 2블록) 모마(16득점) 타나차(10득점) 삼각편대의 고른 폭격이 정관장 코트를 초토화시켰다. 김세빈(8득점 3블록) 이지윤(4득점 2블록) 신예 미들블로커 듀오의 높이도 돋보였다. 세터 김다은도 시즌초 흔들림을 이겨내고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
경기 후 만난 김종민 감독은 "한경기 한경기, 쉬운 경기가 없다. 힘든 고비가 많았는데, 여기까지 왔다. 좋은 선수들, 좋은 팀 만난 덕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2013년 1월 대한항공 감독 대행으로 첫 지휘봉을 잡은 이래 올해까지 13시즌,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남자부는 대한항공, 여자부는 도로공사(9시즌) 한팀에서만 사령탑을 맡았다는 점도 독특하다.
"성적이 안나면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좋은 성적을 내야 선수들이 대우를 받을 수 있으니까. 나태함 없이 지금까지 달려왔다."
이날 도로공사는 공수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중앙이 강하기로 유명한 정관장이었지만, 이날 도로공사는 김세빈-이지윤 젊은 미들블로커 듀오를 앞세워 유효블로킹 갯수에서도 20-15로 앞섰다. 수비 역시 문정원을 중심으로 단단함이 돋보였다.
"상대가 높이가 있다보니, 세트플레이가 정확한 타이밍에 이뤄지는게 가장 중요하다. 속공을 좀더 적극적으로 쓰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오늘 서브를 잘 때렸던게 승리한 요인인 것 같다. 공격수들의 능력치가 어느 정도 받쳐주니까, 좀더 시너지 효과를 내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오늘은 너무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풀어간 경기였던 것 같다. 항상 강조한 대로 조직력이 중요하다."
1~2세트는 크게 리드하다가 막판 따라잡히는 모습이 아쉬웠다. 김종민 감독은 "팀 전체가 하나가 되서 플레이를 해야한다. 공격도 한쪽에 너무 몰리다보면 그런 양상이 나온다. 공격수를 믿고 주는 것도 좋지만, 불안한 모습이 좀더 줄어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세터 김다은에 대해서는 "오늘은 정확성이나 타이밍, 볼의 세기, 높이 모두 괜찮았다. 자기 역할을 다해줬다"고 칭찬했다.
패장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오늘 도로공사의 경기력이 우승후보다웠다. 3명의 날개가 무섭게 때리더라. 화력에서 너무 밀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다. 기죽지 않고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답했다.
김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