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현역 시절 한 클럽에서만 20년을 뛰면서 손에 넣은 우승 반지만 10개. 최철순(38)은 세계적 선수도 쉽게 이루지 못할 이런 성과를 오로지 전북 현대에서 뛰면서 만들었다.
최철순이 충북대 재학 중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2006년 K리그에 데뷔할 때만 해도 전북은 '강팀', '절대 1강' 같은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하지만 최철순은 데뷔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반지를 시작으로 이후 K리그 10회 우승의 한 축 역할을 했고, FA컵에서도 두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6년엔 다시 한 번 ACL 정상에 오르는 등 소위 밥 먹듯 우승을 하는 선수가 됐다. 축구 선수로는 크지 않은 1m75의 체격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투지를 앞세워 전북 측면을 지켰다. 이런 활약상을 바탕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11차례 A매치를 소화했다. 최철순이 '라스트 댄스'를 선언한 올 시즌 전북은 K리그1 조기 우승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라 데시마'를 달성했다. 최철순의 열손가락이 모두 K리그1 우승 반지로 채워졌다.
최철순은 "그저 꾸준히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꾸준함이 이어져 기록이 된 것 같고, 많은 분들께 어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처음 전북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굉장히 좋은 스쿼드라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팀이 매해 좋아졌고, 모기업도 매년 아낌 없이 지원을 해주시면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됐다"며 "이 역사를 바탕으로 역사관도 지을 수 있게 됐다. 전북이 앞으로도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발전해 나아갔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매 경기 중 전북 팬들이 자신의 등번호에 맞춰 응원가를 부르는 '레전드' 대접을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사실 경기 중엔 집중하다 보니 잘 들리지 않지만, 개인적인 자부심은 정말 크다. 후배들이 '부럽다'고 말할 때마다 팬들께 감사한 마음이 커진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동석한 홍정호는 최철순에 대해 "20년 현역 생활 중 리그 우승 10회로 모든 설명이 가능한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최철순은 20년 동안 전북에서 숱한 스타, 명장과 함께 했다. 그가 밝힌 전북의 역사를 바꾼 3인은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 조재진이었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님을 첫 손에 꼽고 싶다. 감독님이 전북에 이런 기조, 틀을 만들어주셨기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국이형은 우리 팀의 문화, 예의 등 모든 걸 바꿔 놓았다. 전북이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되는 한 획을 긋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재진을 꼽은 이유에 대해선 "재진이형이 합류한 뒤 우리 팀에 대한 홍보나 마케팅적인 측면이 정말 커졌다. 덕분에 더 많은 팬들이 모였고, 힘을 낼 수 있었다. 마케팅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끼게 해준 선수"라고 말했다.
최철순은 현역 생활 중 대학에 편입해 학사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으로 진학해 학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해왔다. "공부도 하고, 유스 선수들에게도 관심이 많다"고 밝힌 최철순은 "가족들 덕분에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는 나보다 나를 위해 고생해준 가족들이 더 빛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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