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달 30일 K리그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폐지를 골자로 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발표를 접한 축구계 현장의 전반적인 반응은 '올 게 왔다'였다. 연맹은 2025년 제5차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주변국 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 추세에 맞춰 K리그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최상위리그답게 경기력과 상품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외국인 선수 빗장을 열었다. K리그1은 2026년부터 외인 선수를 무제한 보유할 수 있고, 종전 4명에서 한 명 늘어난 5명의 외국인 선수를 경기에 동시 투입할 수 있다. K리그2는 4명까지 동시 출전이 가능하다. 일본 J리그가 2019년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을 무제한 허용했고, ACL은 2024~2025시즌부터 외국인 출전 제한을 완전 철폐한 마당에 K리그의 변화도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국내 에이전트 A는 "2026년에 K리그2 신생구단 세 팀(용인, 파주, 김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국인 규제마저 풀렸다. K리그2 서너구단은 외국인 골키퍼 영입에도 관심을 보인다. 외국인 선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 B는 "연맹이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뒤 해외 협력사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K리그 외국인 규정이 바뀌었던데, 젊은 외인 선수를 K리그에서 함께 키워보는 게 어떠냐'는 식이다. 소위 냄새를 맡은 것"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K리그 구단 관계자 C는 "외국인 선수 보유가 무제한으로 풀리면 각 구단의 외국인 활용 정책, 영입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K리그1은 외국인 동시 출전 숫자가 한 명 더 늘어나기 때문에 '쓸만한 5명'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기존 6명 보유 쿼터 문제로 인해 법적 분쟁까지 불사하며 외국인 선수를 무리해서 내보낼 필요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외국인 제도 변화의 예상되는 순기능이 부풀어진 국내 선수들의 몸값 하락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면 국내 선수의 몸값도 자연스레 제자리를 찾아갈거란 이야기다. 골키퍼, 중앙 수비수와 같은 특정 포지션은 희귀성으로 인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은 상태다. 시즌 총 경기장 입장수익이 10억원도 되지 않는 구단이 한 선수의 연봉으로만 10억원 이상을 지급하는 기현상이 생긴지 오래다. K리그1의 U-22 의무 출전 규정의 (사실상)폐지와 맞물려, 외국인 선수의 증가가 국내 선수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서울 미드필더 정승원은 "선수라면 경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충분한 예산으로 수준급 외인을 대거 보유하는 구단과 한정적인 예산으로 '영끌'을 해야 하는 구단의 차이가 이번 규정 변화로 인해 더 심해질 '부익부 빈익빈'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존재한다. 시민구단 관계자 D는 "결국은 일부 기업구단에 유리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축구인 E는 외국인 동시 출전 제한으로 인해 7~8명씩 대거 영입하는 구단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외국인 활용도가 높은 안양을 예로 들어, 결국 중요한 건 양보단 질이라고 강조했다. 체제 비용이 많이 드는 외국인 선수 1~2명을 더 늘릴 금액을 스카우팅 시스템의 구축과 개편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무제한 영입 6년차' J리그는 올 시즌 각 구단이 보유한 외국인 숫자가 약 5.2명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성공 확률이 20%를 넘지 못한다는 K리그도 J리그처럼 검증된 외인을 돌려 써 결국은 평균 5명에 맞출 것이란 예상이 많다. 현재 K리그1 구단의 평균 외국인 보유수는 약 4.8명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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