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여빈(36)이 '착한 여자 부세미'로 타이틀롤에 도전했지만, 앙상블과 같은 마음으로 연기했음을 고백했다.
지니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현규리 극본, 박유영 연출)는 인생 리셋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 전여빈은 극중 흑수저 경호원에서 재벌가의 후계자 자리까지 오르는 인물 김영란을 연기하며 극중 부세미라는 부캐까지 소화해냈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2.4% 시청률로 출발해 7.1%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찍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전여빈은 종영 전 스포츠조선과 만나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이고 둥근 결말이다. 자극적 결말을 원하신 시청자 분들의 도파민 지수를 챙기기에는 아쉬울 수있지만 저는 영란이로 산 몇 개월이 있으니 아주 영란이로서는 마음이 풍족했다. 벌을 받을 사람은 받고, 아쉽지 않은 결말을 맞은 따뜻한 결말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첫회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응원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극중 전여빈이 연기한 김영란은 최종적으로 가성호(문성근) 회장의 복수를 하고 4조 원에 달하는 유산을 상속받았다. 이에 전여빈은 "영란이는 유산을 전부 사회에 기부하고 엄마(소희정)를 경찰서에 넣으며 부들부들 떠는데 그때 동민(진영)이가 '집으로 가요'라는 말을 해준다. 감독님과 나눈 얘기는 영란이는 단 한 번도 자신이 누운 자리가 보금자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을 거다. 그런 사람에게 '집으로 가자'는 말은 낯설고도 들어보고 싶었던 말일 것 같다. 그런 말을 해준 동민이가 자신을 기다려줬을 때, 영혼도 육체적으로도 쉬어본 적 없던 영란이가 보금자리를 찾은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어 "전여빈이라면, 유산을 기부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저는 제가 챙겼다"며 웃은 뒤 "저라도 회장님의 마음을 아니까. 회장님이 어떤 마음으로 돈을 버셨는지, 마지막에 회장님의 마음이 화해를 남겨주시는데 영란이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너를 이런 도구로 쓴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신다. '영란아, 이제는 그냥 행복해라. 내가 너에게 바라는 건 그거 하나'라고 하시더라. 영란이는 알았을 것 같다. 자신에게 필요한 돈의 일부를 양심적으로 남겨두고, 사회에 이 돈이 필요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기부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7.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전여빈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좋은 시청률을 거머쥔 것에 대해서 너무 크게 감사했다. 좋은 시청률을 받고 싶은 배우라는 것을 알았다"며 "ENA에서 약속하신 것은 7%였다. 7%가 넘으면 발리를 보내주신다고 약속했는데, 오늘(인터뷰 당일)이 6.3%였으니, 기자님들도 기도를 해주시고, 진짜로 7%가 넘으면 한 번 얘기를 해봐야겠다. '부세미'가 올해 1위라고는 들었다. 7%가 안 넘으면 제주도라도 가고 싶다"며 웃었다. 현재 '착한 여자 부세미'의 제작진은 출연 배우들의 스케줄을 빠르게 확인 중이다. 스케줄이 확인되는 대로 포상휴가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여빈은 또 성적에 대해 언급하면서 "뛰어난 성적을 이뤄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따라가고 싶었다. 꿈은 포부있게 가는 게 좋으니까. 그리고 우리도 화요일, 수요일 아침마다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늘 얘기를 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데도 어떻게 화요일, 수요일마다 눈이 그렇게 떠지는지"라며 "댓글도 많이 찾아봤다. 어제는 네이버 톡방에 들어가서 봤는데, '영란이가 너무 고구마'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영란이는 최선의 방어를 하는 사람이고, 최대한 어떤 잃는 것 없이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 그랬던 것 같다"며 웃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흡인력이 대단했던 1, 2회 이후 갑작스럽게 극의 분위기가 바뀌고 러브라인이 강화되며 재미가 반감됐다는 평도 적지 않았다. 전여빈은 "제가 합류했을 때부터 이 작품은 범죄 스릴러 장르는 아니었다. 모든 것이 버무러진 장르라는 얘기를 들었다. 로맨스와 코믹, 휴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거기에 짙은 색을 얹어주는 것이 범죄 스릴러였기에 오히려 범죄 스릴러는 낮은 비중이었다. 어떻게 보면 시청자 분들이 1, 2회 때 짙은 범죄 스릴러 면모를 보시다가 로맨스를 갑자기 느끼셨을 수도 있는데, 작가님은 사람의 온기를 느껴본 적 없던 영란이에게 주고 싶었던 삶의 따스함,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행보, 인간 사이에 나눌 수 있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저도 그 세계에 동의하고 들어갔기에 방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달려가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영과의 연기 호흡이 좋았던 것과는 별개로 러브라인이 갑작스럽다는 평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전여빈은 "어느 순간 갑자기 마음이 발현이 됐을 것 같다. 엄마가 처음 무창에 찾아왔을 때 동민이가 찾아와서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를 하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신을 연기하면서 갑자기 뜨거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연인으로서 설레는 것보다는 어떤 한 사람이 걱정이 되고 안부를 묻는 것 자체에 진짜 떨리는 것 이상의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이라는 기분이 들었다.너무 신기한 게 저 혼자만의 감정인 줄 알았는데 감독님도 그 장면에서 로맨스가 아주 많은 설명이 없더라도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하더라. 사랑에 빠진다는 게 '나를 얼만큼 사랑해?'의 대답은 들을 수 있어도 결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감정을 영란이랑 동민이도 주고받지 않았을까. 만약 그게 시청자 분들에게 닿지 못했다면, 그건 제가 표현적으로 더 섬세한 연기를 못했던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만약 그랬다면 제가 아쉽고 죄송한 마음을 부친다. 조금 더 디테일한 연기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마음에 잘 담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반성했다.
전여빈은 '착한 여자 부세미'를 통해 첫 타이틀롤에 도전했지만, 책임감은 전과 똑같다고. 그는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는 독립영화를 하고, 학교에서 제가 안 보이는 연극의 앙상블을 했을 때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떨림으로 연기를 했었다. 막연한 짝사랑처럼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이 참 그렇더라. 연기라는 게 보이는 기술직은 아니라서, 얼마만큼 해야 잘하는지도 감이 안 오고 그렇다. 항상 유리천장에 허덕이는 느낌으로 달려가고, 그야말로 짝사랑 하는 기분이다. 학생 때도 그렇고 독립영화를 할 때나 영화 드라마 등 상업 진영에서 일을 하는 지금도 그 기분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늘 떨리고 두렵고, 어떤 때에는 너무 설레고 그렇다. 항상 마음은 같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