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집밥이 그립다"는 딸의 한 마디에 직장을 그만두고 900km 떨어진 곳에서 음식 장사를 시작한 중국 '딸 바보' 아빠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중국 매체 다허뉴스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지린성에 위치한 지린사범대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리빙디는 지난 1년간 구내식당 음식이 비위생적이고 집밥 같은 맛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 리 빈씨는 톈진의 바비큐 식당에서 일을 그만두고 남부 지방으로 가 볶음밥과 면 요리 기술을 배운 뒤, 집에서 900km 떨어진 딸의 학교 정문 근처에 작은 노점을 임대해 지난 10월 중순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첫날에는 단 7그릇만 팔 만큼 장사는 신통치 않았다. 딸이 하루 과외로 번 70위안(약 1만 4000원)보다도 적은 수익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딸은 학교 커뮤니티에 아버지의 사연을 공유했고, 다음 날부터 학생과 교직원, 인근 주민들이 몰려들어 긴 줄이 생겼다. 일부 손님은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일부러 많이 주문하기도 했다.
일을 돕고 있는 딸은 "지난달 아빠는 날씨가 추워서 장사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지금은 일이 바빠서 마음이 따뜻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빠는 큰돈을 벌고 싶은 게 아니라 생계를 유지하고 나를 돌보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이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몇 년 전 백혈병으로 엄마를 잃은 후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어느 도시로 갈지 고민했는데 아빠가 '네가 어디를 가든 내가 따라갈게'라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의 사랑을 산처럼 크다고 표현하지만, 내게 아빠의 사랑은 태양처럼 따뜻하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볶음밥만 파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순수한 사랑도 함께 나누고 있다", "딸이 먹는 음식이니 위생은 확실할 것", "진정한 딸바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