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1 최초 '라데시마'(10회 우승)를 달성한 전북 현대를 둘러싸고 때아닌 인종차별 행위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전북의 '우승 대관식'이 열린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홈팀 전북이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에서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48분, 경기를 관장한 김우성 주심은 경기를 잠시 멈춘 상태에서 전북 벤치 앞으로 향했다. 앞서 대전 미드필더 김봉수의 페널티박스 내 핸드볼 의심 상황에 대해 항의를 한 마우리시오 타리코(등록명 타노스) 전북 코치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반칙 의심 장면에 대한 비디오판독(VAR)에 이은 온 필드 리뷰를 진행한 김 주심은 핸드볼 반칙이라는 판단 하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타노스 코치는 김 주심이 온필드 영상을 보는 사이에 벤치 뒷쪽에 있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오른쪽 손바닥으로 반대팔을 치는 제스처로 '핸드볼 반칙'이라는 점을 어필했고, 두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김 주심은 페널티킥 판정 선언 후에도 타노스 코치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고 보고 퇴장을 명했다. 이에 흥분한 타노스 코치는 기술 지역으로 달려나오며 경기장으로 돌아가려는 김 주심에게 다시 격렬히 항의했다. 전북은 이승우의 페널티킥 쐐기골이 터지면서 3대1로 승리했다.
심판진은 이 대목에서 타노스 코치의 특정 행동이 동양인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스포츠조선이 입수한 영상엔 타노스 코치가 김 주심을 바라보며 양손 검지를 얼굴 양옆에 갖다대는 듯한 행동이 담겼다. 이에 김 주심은 경기장으로 돌아가려는 길을 멈추고 양손 검지를 눈 아래쪽에 갖다대며 '라시즘'(인종차별)이라고 전북 통역관을 통해 전달했다. 눈을 찢는 행동은 동양인의 작은 눈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여겨진다.
우루과이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양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을 빚었다. 김 주심은 가까운 지인을 통해 '프로 심판 생활을 하면서 인종차별 행동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인종차별 의심 행위 내용이 담긴 심판보고서, 경기감독관과 심판평가관의 보고서, 김 주심의 사실확인서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된 상태로 확인됐다. 연맹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11일 전북 구단에 경위서를 요청했다. 경위서를 토대로 상벌위원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연맹의 결정과는 별개로 인권 존중을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구단은 이 건과 관련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진상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13일 타노스 코치의 입장을 듣고 나서 경위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 전북 사정을 잘 아는 축구인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구단 내부적으론 '인종차별 행동은 없었다'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다. 타노스 코치가 항의하는 모습이 정면으로 담긴 영상을 보면, 타노스 코치가 양 손가락을 눈이 아닌 관자놀이 쪽에 대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무지 왜 퇴장을 당해야 하는지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했을 뿐이라고도 한다. 타노스 코치의 퇴장 사유로 알려진 '주먹감자' 또한 핸드볼 반칙을 어필한 행동을 심판이 오해한 것이고, 얼굴에 손가락을 갖다댄 것 또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전북 경기에서의 오심 사건과 포옛 사단의 계속된 판정 불신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연맹이 구단에 경위서까지 제출을 요구한 상황이라 향후 진실 공방은 불가피해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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