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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의 능력은 출중했지만, 관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구법당에 속했던 그는 왕안석(1021~1086)이 주도하는 신법당과의 정치투쟁에서 패배를 거듭했다. 그는 송나라 수도였던 변량에서 항주로, 항주에서 팽성으로, 이어 황주로 쓸쓸히 옮겨 다녔다. 거듭된 귀양살이에 포기했을 법도 했건만 마음속으로만큼은 천하를 품고 있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그를 따라다녔고, 그 자취가 그의 작품에 투영됐다. 역작 '한식첩'(寒食帖)에는 그런 애끓는 마음이 담담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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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첩에서 어떤 글자는 작고, 어떤 글자는 크다. 사대부는 글씨를 반듯하고, 고르게 써야 한다는 게 당시 불문율이었으나 소동파는 그런 규칙을 던져버리고 마음 가는 대로 휘갈겨 썼다. 삶의 탄탄대로를 상징하는 바르고 고른 글씨체가 아니라 변동성 많은 삶, 그 자체를 솔직하게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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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의대 전인교육센터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중문학자 정잉(鄭潁)이 소동파의 한식첩을 읽으며 해석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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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내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중국 본토에선 많은 유물이 파괴되거나 유실됐다. 장제스와 국민당 정부는 일본과 중국 공산당에 잇달아 패배하면서 청나라 자금성 안에 있던 국보급 보물을 1만3천427개 상자에 싣고 전국을 떠돌았다. 결국 국보의 최종 종착지는 타이베이가 됐다. 그 상당수가 현재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에 있다.
송나라 시절 자기 받침대인 '여요'를 보고 난 후에는 "비 갠 뒤의 푸른 하늘"을 떠올리고, '계산행려도'를 지긋이 바라본 후에는 그림을 그린 범관의 호방한 삶을 생각한다. 송대의 백자인 '정요'를 보고선 "우아함과 부드러움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고, 곽희의 '조춘도'를 통해선 산봉우리의 웅장함과 큰 기상을 느낀다. 책은 저자가 평생을 유물 연구에 바친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삶의 비경이 담겨 있다. 36편의 소개 글 중 몇 편만 읽어봐도 유물에 대한 저자의 곡진한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다. 저자는 그 마음을 중국 최고의 서예가라는 왕희지(303~361)의 글을 빌려 표현한다.
"누군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물에 감정을 기탁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살아가네. 흥취와 애호는 천차만별이고, 성정의 고요함과 시끄러움도 각자 다르지만, 그들이 접한 사물로 기쁨을 얻었을 때는 잠시 우쭐함을 느끼네. 기쁨과 만족을 얻으면 늙어가는 줄도 모르는구나."(왕희지 '난정집서' 중)
김지민 옮김. 48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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