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백으로 바꾸고 공격적으로 나선 홍명보호가 볼리비아전 전반을 소득없이 마쳤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11월 A매치 친선경기 첫 경기에서 전반을 0-0 동점으로 마쳤다.
이날 컨셉은 포백이었다. 7월 동아시안컵부터 '플랜A 같은 플랜B'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고 다듬은 홍명보 감독은 이날 다시 포백을 빼들었다. FIFA 랭킹 76위 볼리비아를 상대로 더 공격적으로 몰아붙여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됐다.
4-2-3-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LA FC)이 최전방을 맡고 '돌파형' 황희찬(울버햄튼)이 왼쪽, '플레이메이킹형'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오른쪽, '팔방미인' 이재성(마인츠)가 2선 중앙에 섰다.
김진규(전북) 원두재(코르파칸)가 중원을 꾸리고, 대전을 홈구장으로 쓰는 풀백 듀오 김문환과 이명재가 양 풀백을 맡았다. 김민재(바이에른뮌헨)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가 센터백 듀오로 호흡을 맞췄고, 김승규(FC도쿄)가 골문을 지켰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볼리비아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강인은 우측면과 하프라인 가운데 지점을 오가며 공격을 조립했다. 시원시원한 전환 패스로 홈팬의 탄성을 자아냈다.
주 공략 지점은 왼쪽이었다.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선 이명재와 황희찬의 호흡이 돋보였다. 6분, 황희찬이 돌아 뛰는 이명재에게 힐패스를 건네는 과정에서 메디나에게 파울을 당했지만 반칙이 주어지지 않았다.
11분, 첫 득점 찬스를 잡았다. 손흥민이 왼쪽 코너킥에서 문전으로 올려준 공을 이재성이 노마크 상황에서 다이빙 헤더로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내며 아쉽게 무위에 그쳤다.
한국이 왼쪽 측면 공격에 주력하는 사이, 주장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고립됐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 두 차례 실책성 플레이를 펼친 후 공을 잡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15분을 기점으로 한국의 공격 빈도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19분 볼리비아가 한국 수비 뒷 공간을 공략했다. 길게 넘어온 공을 김태현이 빠르게 달려가 클리어링하며 위기를 넘겼다.
25분, 한국의 코너킥 상황, 손흥민이 왼쪽에서 박스 안으로 낮게 찔러준 공을 볼리비아 수비수가 걷어낸다는 것이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에 대기하고 있던 이강인에게 연결됐다. 이강인은 주저하지 않고 왼발을 휘둘렀으나 몸을 날린 골키퍼 선방에 다시 막혔다.
27분 기회 뒤에 위기를 맞았다. 김태현이 페널티 지역에서 공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해 볼 소유권을 내줬다. 공을 잡은 토마스-아산테가 곧바로 슛을 때렸지만, 김승규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막혔다.
36분, 세메뇨의 과감한 중거리 슛을 김승규가 몸을 날려 쳐냈다.
이강인은 43분, 페르난도 나바에게 고의적인 반칙을 범하며 경고를 받았다. 이전 나바의 파울 의심 상황에서 반칙이 주어지지 않자 공과 상관없이 나바에게 달려들어 몸으로 밀었다. 볼리비아 선수들과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우르르 달려나왔다. 주장 손흥민이 다가와 이강인을 토닥였다. 마닝 주심은 이강인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지난해 9월 오만전(3대1 승) 이후 1년 2개월만의 경고.
이강인의 경고는 홍명보호의 볼리비아전 전반전을 요약한 컷이었다. 포백을 재가동했지만, 경기가 뜻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강인이 한국 진영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내려와 공을 운반해야 했다. 홍명보 감독이 분명 원하는 그림은 아니다. 전반은 졸전 끝에 0-0 무승부로 마쳤다. 대전=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