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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꽃'화천KSPO 위재은의 간절함"통합우승X첫 월드컵의 꿈"[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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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화천KSPO 공격수' 위재은이 사상 첫 통합우승과 월드컵의 꿈을 또렷히 밝혔다.

화천KSPO는 15일 오후 2시 화천 생체구장에서 서울시청과의 WK리그 챔피언결정 최종 2차전을 치른다. 위재은은 지난 8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의 3골에 모두 관여하며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측면, 위재은의 번뜩이는 움직임, 거침없는 슈팅은 발군이었다. 전반 10분 박스 왼쪽에서 안으로 파고들며 쏘아올린 대포알 슈팅이 골망을 꿰뚫었다. 전반 14분엔 영민한 킬패스로 최유정의 쐐기골을 돕더니 전반 37분엔 박스 왼쪽에서 이수빈에게 패스를 밀어주며 세 번째 골을 이끌었다. 고려대 출신으로 십자인대 부상을 딛고 창녕, 인천 현대제철을 거쳐 29세에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날개를 활짝 편 위재은이 기어이 챔피언결정 1차전 MVP로 날아올랐다.

위재은은 "워밍업 때부터 슈팅이 잘 맞아서 득점할 수 있을 것같았다"면서 "누가 들어올지 예상하고 있었고, 수비수의 스타일을 파악해 역이용한 부분이 잘 통했다"고 말했다. 강선미 화천 감독은 "재은이에게 주도적으로 하라고 강조했다. 가진 것은 많은데 공격적인 모습이 부족해서 주도적으로 갖고 가라고 주문했는데 오늘 그게 잘 이뤄졌다. 오늘 너무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위재은은 "원래 드리블보다는 패스를 주로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강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점점 내것이 돼가는 것같다"며 미소 지었다.

화천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수원FC에 패하며 통합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위재은은 "작년 아픔을 생각하면서 팀이 정신적으로 더 강해지고 있다. '올해는 절대 그런 아쉬움을 만들지 말자'며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챔피언결정 2차전을 앞두고 위재은은 "무실점 승리가 목표다. 1차전에서 전반엔 잘 풀렸는데 후반 안일했던 면이 있다. 보완점을 확실히 알았으니 2차전은 잘 치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트피스 실점 부분에서 확실하게 보완을 해야 한다. 4라운드 서울시청전처럼 무실점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위재은에겐 '늦게 핀 꽃'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다.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는 다시 온다. 위재은은 매경기 가장 많이, 가장 열심히 뛰는 선수다. "내가 가는 길은 후배들이 따라오는 길이다. 환경적인 부분도 바꾸려 노력하고, 주어진 시간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훈련 때도 집중하고 파이팅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려고 한다"면서 "'내가 이렇게 뛰는데 니네가 안뛰어?"하는 마음"이라며 웃었다.

리그 우승팀, 챔피언결정 1차전 MVP, '늦게 핀 꽃' 위재은에게 세상 모든 축구선수의 로망, '월드컵'의 꿈을 물었다. "은퇴 전에 꼭 한번은 나가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긍정했다. U-19 여자아시안컵 최고의 스타였던 위재은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U-20 여자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성인 월드컵 무대 역시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위재은은 "주어진 자리에서 내 몫을 해내면 따라올 일"이라고 했다. "기복 없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늦은 나이에도 대표팀에 가는 걸 많이 봤다. 내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창녕WFC, 인천 현대제철에서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던 위재은은 화천 이적 후 기량이 만개했다. 그녀에게 화천 KSPO는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어준 고마운 구단. 팀과 팬들을 위한 통합우승의 각오는 확고했다. "화천은 저를 항상 인정해주시고 능력을 알아봐주는 구단이다. 감독님께서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기용도 해주시고 늘 믿음을 주신다.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하는 것이 선수의 몫이다."

15일 오후 2시 챔피언결정 2차전을 앞둔 양팀 감독들의 출사표도 결연했다. 어느 팀이 이기든 WK리그 사상 첫 역사다. 유영실 서울시청 감독은 "1차전에서 전반 0-3으로 지던 경기를 2대3까지 쫓아갔다. 박희영, 강유미, 손윤희 등 베테랑들과 어린 선수들의 신구조화가 좋았다. 1차전 후반 기세를 2차전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쉬운 패배 후 머리가 '띵'하다던 유 감독은 "각오는 '띵'이다. 화천 기다려라! 2차전에선 '띵'하게 해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강선미 화천KSPO 감독 역시 "부담은 많이 되지만 저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도 간절함이 있다. 2차전에서 꼭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WK리그에 전관왕 우승은 없었다. 우리가 우승한다면 앞으로도 쉽게 깰 수 없는 역사가 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길 때나 질 때나 큰 표정의 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강 감독은 "통합우승을 하면 많이 웃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