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파리 생제르맹(PSG)에서 각성한 이강인은 홍명보 감독이 선발에서 뺄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줬다.
홈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친선경기에서 후반 18분 이태석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가나를 상대로 파격적인 실험에 돌입했다. 선발 명단 중 8명이나 바뀌었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이름들이 있었다. 이강인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강인은 최근 소속팀에서 뜨거운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었기에 더욱 기대감이 컸다. 대표팀 합류 직전 치른 리옹과의 2025~2026시즌 프랑스 리그1 원정 경기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각성"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볼리비아전부터 에이스 이강인을 향한 견제는 엄청났다. 공을 잡으면 수비 2~3명이 따라붙는 것은 기본이었다. 지나친 견제에 공을 잡고 전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강인은 전반 43분 페르난도 나바에게 고의적인 반칙을 범하며 경고를 받았다. 이전 나바의 파울 의심 상황에서 반칙이 주어지지 않자 공과 상관없이 나바에게 달려들어 몸으로 밀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경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가나전도 이강인의 활약은 계속됐다. 이강인은 이날 원톱 오현규 밑에 2선에 자리했다. 이강인의 강점을 가장 살릴 수 있는 자리 중 하나다. 이강인은 다만 한 자리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앙과 우측, 심지어 수비 라인까지 내려오며 적극적으로 공을 잡고, 연계하고, 킥과 돌파, 탈압박 등 자신의 장점을 열심히 보여줬다. 롱패스가 어긋나는 상황도 있었으나, 이강인의 패스가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가장 여러 차례 만들었다는 점은 확실했다.
다재다능함이 돋보였다. 이미 PSG에서는 이 점을 인정받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수미부터 가짜 9번까지 모두 기용한 바 있다. 가나를 상대로도 재능을 맘껏 선보였다. 수비부터 공격까지 오간 이강인은 몸싸움과 압박도 주저하지 않았다. 후방에서의 조율, 전방에서의 센스 모두 보여줬다. 가나 수비가 여러 명이 몰려들어 견제하는 상황에서 파울 유도, 빠른 탈압박 이후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전반 39분 중앙에서 탁월한 전진 패스로 공간으로 뛰어드는 이태석에게 공을 전달하는 등 여러 공격 장면의 중심이었다. 중원에서의 전환 패스, 전진 등도 이강인의 몫이었다.
후반 돌입 후 가장 먼저 나온 득점 기회도 이강인부터 시작이었다. 후반 13분 손흥민과의 연계 이후 이강인은 직접 공을 잡고 박스 우측으로 진입해 수비 견제를 벗겨내고 슈팅을 시도했다. 아쉽게 수비수에게 걸리며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선제골도 이강인의 위력이 빛났다. 후반 18분 이강인의 발끝이 번쩍였다. 우측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문전으로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이태석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가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2분까지 경기를 소화한 이강인은 교체되기 전까지 상대를 계속해서 위협하며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홍명보호 차기 에이스가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모두에게 확실히 인지시켰다.
상암=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