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가 가속화되면서 프로그램을 이끄는 스포츠 선수 출신 방송인인 '스포테이너'들이 방송가에서 활약하고 있다.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는 배구 여신 김연경. 지난 23일 종영한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은 마지막 화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새로운 예능 장르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같은 인기 속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지어 공개되며 각 종목 레전드 선수들이 방송가를 점령하고 있다. 코트로 돌아온 서장훈, 생소한 여자 야구에 도전하는 박세리와 추신수, 남자 배구 흥행을 노리는 김세진·김요한·신진식·이용대 등까지 각 종목 레전드들이 예능판의 감독·단장 혹은 선수로 나서며 '스포츠+예능'의 결정체를 만들어내고 있는 분위기다. 김연경의 바통을 이을 차기 주자는 누가 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지난 25일 첫 공개된 채널A 신규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은 방송 직후 출연자인 육상 김민지 선수와 유도 김성연 선수,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 등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화제몰이를 했다.
'야구여왕'은 '골프 여제' 박세리 선수가 단장을, '추추트레인' 추신수 선수가 감독으로 나서며 첫 방송부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승을 목표로 결성된 '블랙퀸즈'에는 김온아·신수지·김보름 등 각 종목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모였다.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박세리는 "새 종목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용기가 대단했다. 그 성장 과정을 보고 싶어 단장을 맡았다"고 밝혔고 추신수는 "은퇴 후 목표가 사라졌을 때 제안이 왔다. 여성들이 야구를 직접 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예능을 넘어 '여성 야구 활성화'라는 현실적 목표까지 담아내며 예능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오는 29일 방송을 시작하는 SBS '열혈농구단'은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한 팀을 이뤄 국가대항전을 벌이는 프로그램. 서장훈이 5년여 만에 연예인 농구단 '라이징이글스' 감독으로 돌아오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서장훈은 "농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선수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만약 농구를 소재로 하면서도 (예능적으로) 웃겨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아마 저는 안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장훈이 이끄는 '라이징이글스'에는 샤이니 민호, 2AM 정진운, NCT 쟈니를 비롯해 배우 박은석, 김택, 모델 문수인 등이 포진했다.
30일 첫 방송을 앞둔 MBN 배구 예능 '스파이크 워'에는 김세진·신진식·김요한이라는 배구 레전드 3인이 똘똘 뭉쳤다. 스타 연예인이 남녀 혼성 배구단을 꾸려 일본 연예인 팀과 국가대항전을 벌이는 이 프로그램은 "배구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겠다"는 단장 김세진의 바람이 담기기도. 신진식은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첫 배구 예능이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고 했고 김요한은 "배구 예능을 기획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드디어 현실이 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배구계 레전드들이 코치진을 맡은 만큼 선수단의 1차 드래프트 라인업도 화려하다. '코트 위 귀공자'로 불리며 남자농구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전 농구 국가대표 우지원, 아시아 최초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얼음 위 아이언맨' 윤성빈,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휩쓴 '슈퍼 소닉' 전 야구 국가대표 이대형,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셔틀콕 왕자' 전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한국 펜싱 황금세대의 주역 전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준호 등 국가대표 5인방이 배구라는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어 도전을 펼칠 예정이다.
김연경이 연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의 다음 페이지를 누가 채울지, 또 세 프로그램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판도를 만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채널A '야구여왕'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SBS '열혈농구단'은 29일 오후 5시 첫 방송되며 MBN '스파이크 워'는 30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