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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친애하는 X' 김유정 "피폐하게 보이려 체중 감량..만나면 다들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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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유정(26)이 백아진에 푹 빠져 촬영을 마쳤다.

김유정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최자원 반지운 극본, 이응복 박소현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김유정은 "주변에서도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좋다. 좋게 써주신 것을 캡처해서 보여주셔서 잘 보고 있고, 웹툰에 집중해서 캐릭터가 그대로 잘 나온 것 같다는 평을 처음으로 봐서 기분이 좋았다.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그런 부분으로 처음에 평가가 되고, 신경이 많이 쓰이지 않나. 백아진이란 인물이 웹툰에서도 강렬했던 인물이라서 원작 팬분들에게도, 새로 보신 시청자 분들에게도 분명히 인식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호평으로 가득찬 김유정의 변신이지만, 정작 본인은 걱정되는 지점도 많았다는 설명이다. 김유정은 "처음에는 저도 나름대로 두려움도 컸고, 무서운 감정도 있었다. 인물이 하는 행동이나 표현들이 강한 게 많아서, 직접 연기해야 하는 입장이라 걱정도 됐고, 어떻게 하면 이 인물을 연기했을 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저도 혼자만 고민한 게 아니라, 감독님들도 있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같이 고민해줘서 오히려 도움을 받으며 할 수 있던 것 같다"면서 "상황적으로 극한에 치닫는 장면을 촬영할 때에는 거기에 깊게 빠져서 '컷'을 하고도 빠져나오지 못했던 적도 있다. 촬영 후 기억이 안 나는 상황에서 모니터를 보면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시작 전부터 '아진이란 인물을 통해 나라는 사람이 흔들리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들어갔기에 빠져나오기 어렵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완벽한 연기에 김유정을 보기 무섭다는 농담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유정은 "장난으로 만나면 '무섭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저희 가족들은 원래 제 작품을 잘 못 보는데, '친애하는 X'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 작품이 재미있다고 하고, 주변에서도 재미있게 봐주시고 있어서 뿌듯하다"며 "제가 맡은 아진이는 저와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오해는 하지 않으시면 좋겠지만, 정말 몰입해서 보신 시청자 분들이 저라는 사람을 오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무서운 아진이의 모습이 담기다 보니, 감독님들과도 장난으로 '진짜 믿으면 어떡하죠'하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연예계 이야기가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잖나. 스토리상 나오는 내용들이 극적으로 만들려고 극한으로 치닫는 게 많기 때문에 아진이란 인물을 제외하고도 다른 인물들도 극단적인 성격을 띄는 친구들이 나와서 실제는 그것보다 좀 덜하다는 것을 인지를 해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완벽한 외모'의 소유자인 백아진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에 더해 극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피폐해지는 모습까지 그려내야 했다. 김유정은 "아마 보시면, 초반의 아진이와 지금의 아진이가 많이 다르기는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진이가 더 피폐해지고, 마치 사람이 피곤하게 살게 되고 그런 상황에 놓이며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중에도 생각을 많이 했고, 실제로 아진이란 인물을 연기하면서 심리적으로 오는 게 있으니 살이 더 빠진 것도 있다. 그게 아진이란 인물을 표현할 때 도움이 되는 지점이기에 일부러 회복하려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청자들을 설득시킨 김유정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아역 출신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도전 덕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으로 이어진 것. 김유정은 "(백아진으로의 변신이) 설득이 돼서 정말 다행이다. '팜므파탈로 보여야지'라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백아진이란 인물이 워낙 그런 특성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봐도 누구라도 현혹될 수 있는 모습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미지도, 내뱉는 말이나 행동도 자연스럽게 확 감는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화면에서 잘 표현이 돼서 너무 다행이다. 제가 아진이란 인물을 연기하려고 고민할 때 중점적으로 봤던 것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자연스러움이었다. 계산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같다고 느꼈고, 그게 극적으로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완전한 변신을 안겨준 '친애하는 X'는 데뷔 23년차를 맞이한 김유정의 연기 인생에도 획을 긋는 작품이 됐다. 김유정은 "저도 이 작품을 찍으며 저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 다양한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느끼게 됐다. 아진이란 인물은 본인만의 다른 방식으로 애정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이 되기도 했고, 극단적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었기에 그런 장면을 보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애정을 가질 때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고, 어떤 배려를 가지고 관계에 임해야 하나'를 돌아보게 됐다. 고마운 작품이고 곁에 좋은 분들이 많이 남게 된 작품이다. 감독님도 그렇고, 아진이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게 해주셔서 추억이 되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티빙에서 3주 연속 주말 신규구독기여 1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순위에서도 선전 중이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이 23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미국 비키(Viki) 3주 연속 1위, 일본 디즈니+ 최고 1위를 차지했다. 또한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스타즈플레이(StarzPlay)를 통해 최고 2위에 오르며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여기에 HBO Max 동남아시아, 대만,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 17개 국가 및 지역에서 아시아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타이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