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한항공의 올시즌 최고의 경기, 세터 한선수의 베스트 활약, 임재영의 인생경기.
대한항공이 거침없는 폭격으로 8연승을 질주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수원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한국전력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 단 77분만에 상대를 압살했다.
정한용 대신 임재영을 기용한 헤난 감독의 노림수가 제대로 통했다. 임재영은 이날 무려 82.35%의 공격 성공률로 16득점을 따내며 주포 러셀(25득점)과 함께 팀 승리를 주도했다.
헤난 감독은 평소 경기 중에도 주먹을 불끈 쥐거나 환호하는 등 브라질리언다운 감정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이날은 만세를 부르고 선수들을 격려하며 한술 더 뜨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만난 헤난 감독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우린 선발로 나갈 선수가 3명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나. OH는 정지석 정한용 임재영, MB는 김규민 김민재 최준혁, 임동혁도 몸상태가 100% 올라오면 언제든 투입될 거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중에는 선수들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느슨해지지 않도록 계속 다잡는게 내 역할이다. 한국전력은 정말 위험한 팀이다. 1세트처럼 언제든 서브로 경기를 뒤집는 힘이 있다. 지금은 경기가 끝나서 마음도 편하다."
이날 대한항공은 블로킹마저 9대2로 앞서는 등 말그대로 경기를 압도했다. 헤난 감독이 준비한 블로킹과 수비시스템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헤난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칭찬 릴레이'를 가동했다. 먼저 임재영에 대해 "정한용이 수비와 블로킹 쪽에 초점이 맞춰진 선수라면, 임재영은 좀더 공격적인 선수다. 오늘 우리 시스템을 믿고 보다 공격적인 부분이 필요할 거라 봤고,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공격수가 있어도 좋은 세터가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 오늘 한선수를 보라. 정확한 타이밍, 완벽한 분배, 상대 블로커들에게 '뭐지뭐지'하는 의문을 심어주지 않나. 한선수는 그런 선수다."
헤난 감독은 이날 말 그대로 '셧다운' 수준의 블로킹을 보여준 최준혁에 대해서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다. 높이는 좋지만, 경기 경험이라곤 지난시즌 플레이오프, 그리고 대표팀 세계선수권이 전부 아닌가"라며 "지금 필요한 건 더 좋은 체력이다. 더 많이 뛰는 경험만 더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거듭 칭찬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