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삼성은 '진짜' 왜 최형우를 영입할까? KIA의 오판과 등돌린 팬심[SC심층분석]

by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다 놓치고 최형우마저 놓쳤다. KIA 타이거즈의 오판과 삼성 라이온즈의 과감한 추진력이 희비를 갈랐다.

'타격 장인' 최형우의 삼성행이 임박했다. 지난주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던 최형우의 거취는, 28일 KIA가 최종 오퍼를 던진 후 최형우가 결심을 굳히면서 삼성 복귀가 유력해졌다. 양측은 최종 조율만 남겨둔 단계다.

삼성이 최형우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사실 야구계에서 갸웃하는 시선도 많았다.

물론 최형우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리그 정상급 정확도를 자랑하는 타격 장인이다. 그가 내년에 기량이 아주 크게 수직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의 합류로 삼성이 핵타선을 완성하게 된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대로, 삼성에는 좋은 자원들이 이미 많다. 올 시즌 삼성의 20대 타자들의 성장을 지켜본 타팀 감독들도 "삼성 어린 타자들 기량이 너무 좋다. 컨택 능력도 빼어나고, 좋은 자원들이 정말 많은 팀"이라고 이야기 했다.

사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이 최형우의 가치를 빛나게 하지만, 반대로 말해서 팀의 장기적 관점을 봤을때 FA 외부 영입을 하면서까지 데리고오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계약 기간 보장된 연봉 외에도 보상금으로 15억원을 줘야 하는데다, 특히 삼성처럼 젊고 유망한 타자들이 많은 팀에서 어쨌거나 지명타자 역할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냉정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당장 지명타자 역할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던 구자욱 활용법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 삼성에 기존 좌타자들이 많다는 점 역시 맥락을 함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KIA에 섭섭했던 최형우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영입전에 뛰어든 것은 결국, 팬심을 어루만지면서 다음 시즌을 위한 큰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이라면 몰라도, 최형우와 삼성이라면 충분한 당위성이 있다.

삼성의 방출 선수로 성공 신화를 이뤘고, 삼성에서 정상에 오른 후 KIA로 이적했던 최형우다. 삼성왕조 시절을 함께했던 주역이기도 하다. KIA 이적 당시 발언으로 인해 삼성팬들이 섭섭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조차 다 잊고 최형우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역시 팬들이 가지고 있는 향수를 자극하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가 당장 다음 시즌 어느정도의 성적을 낼지 100% 장담은 힘들다. 그러나 적어도 삼성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기세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투혼과 맞물리면서, 내년에 정말 기세에서 앞선 팀으로 대권에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팬심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KIA는 FA 시장이 열렸을 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이적 가능성이 '0'에 가까울 것이라 예측했던 팀의 핵심 베테랑 타자를 놓쳤다. 충격적이다.

지난해 필승조 장현식을 놓쳤고, 외부 FA 영입도 없었던 KIA는 올해 주전 유격수 박찬호마저 미리 다년 계약 단속에 실패하며 떠나보냈다. 당장 내년 주전 유격수가 누구인지 장담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혔다. 한승택도 이적하고, 이준영이 현재까지의 유일한 성과인 상황에서 두번의 통합 우승을 함께했던 핵심 베테랑을 빼앗겼다. KIA 타이거즈의 실패 연속이다. 그것도 그의 친정팀 이적을 막지 못했던 것은 분명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KIA 구단이 '긴축'과 '오버페이는 없다'는 냉정하고도 차가운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고는 있지만, 양현종과의 협상도 삐걱거린다는 이야기만 나오는 상황에서 오판이 될 가능성이 무척 높아보인다.

2024년 통합 우승으로 KIA는 올해도 우승 후보였고, 내년에도 유력한 상위권 후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새 시즌 구상에 한창일 이범호 감독과 현장 코칭스태프도 힘이 빠지는 결과의 연속이다.

여기에 팬들 역시 최형우마저 놓친 구단의 행보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지난주 최형우의 삼성 이적설 소문이 터졌을 때도, KIA의 팬덤이 거의 뒤집어질 정도로 쇼크가 컸다. 그리고 KIA의 최종 오퍼에도 최형우의 마음이 돌아서지 않고 실제 이적으로 이어진만큼 후폭풍은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