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강백호(26)가 한화 이글스에서도 50번을 달고 뛴다.
한화는 지난달 20일 "강백호와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한 강백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다. 통산 897경기에 나와 타율 3할3리 136홈런 565타점 540득점 OPS 0.876의 성적을 남겼다.
강백호의 영입 소식이 들려오자 이원석(26)은 고민에 빠졌다. 강백호와 이원석은 1999년생 동갑내기 친구. 시즌 중에도 종종 만나 식사를 하는 '절친'이다.
KT에서 강백호가 달고 뛴 번호는 50번. 공교롭게도 이원석도 한화에서 50번을 달고 뛰었다.
FA나 트레이드 등으로 이적이 이뤄질 경우 기존 선수가 등번호를 양보하는 일이 종종 있다. 등번호를 받은 선수는 선물을 하면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남다른 친분의 두 선수. 서로를 배려했다. 강백호는 "FA로 이적할 때 다른 번호를 고민했다. 50번을 (이)원석이가 달고 있었고, 한화에서도 팬들께서 원석이 유니폼을 마킹하셨을텐데 내가 받으면 안 될 거 같았다"고 했다.
이원석에게 50번은 소중한 번호다. 이원석은 "우상인 무키 베츠(LA 다저스) 선수의 등번호인데, (이)성열 선배님이 은퇴를 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50번을 달게 됐다"라며 "올시즌을 마치고 내년 등번호 조사를 하는데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모두 50번을 적어냈다"고 밝혔다.
등번호 조사를 마친 뒤 얼마 안 있어 '절친' 강백호가 온다는 소식이 들리자 이원석은 "50번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원석은 "나 역시 50번을 달 수 있으면 달텐데 (강)백호가 많이 고민하더라. 사다리타기도 했다더라"라며 "그래도 친구가 오니 기꺼이 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원석은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당시 강백호의 영입 소식을 들은 직후에도 "동갑이지만 FA로 오는 선수다. 바로 양보할 생각을 했다. 번호가 영원히 내 거일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50번' 주인은 미궁에 빠지는 듯 했지만, 결국 강백호가 달기로 결정됐다.
강백호는 "원석이와 협의 끝에 50번을 달기로 했다. 의미있는 친구가 줬으니 좋다"라며 "가방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래도 소정의 선물을 하는게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강백호는 "KT에서 50번을 달 때는 남는 번호였다. 그렇게 의미가 생기는 거 같다. 새로운 번호를 달까도 고민했는데 익숙한 번호를 달 수 있게 됐다. 원석이게 고맙다"고 했다.
이원석은 37번을 달고 새출발을 할 예정. 이원석은 "주변에서 37번이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하더라"라며 "확실히 백호가 왔으니 타선도 강해졌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제 나도 그 라인업에 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많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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