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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10년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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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의 역사는 조광래 대표이사 선임 전과 후로 나뉜다. 대구는 2002년 축구단을 설립, 2003년 프로축구 제11구단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K리그2(2부) 리그에서 대회를 치르던 대구는 2014년 9월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당시 반년 넘게 공석이던 대구FC의 새 단장으로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것이다. 그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직을 겸하게 됐다. 선수와 지도자로 한국 축구 '레전드' 대열에 오른 조 대표이사가 행정가로서 새 도전에 나선 것이다.

현역시절 '컴퓨터 링커'로 명성을 날린 조 대표이사는 행정가로도 최고의 역량을 발휘했다. 대구는 조 대표이사의 리더십 속에 폭풍 성장했다. 2016년 K리그 챌린지(2부) 2위를 확정하며 K리그1 무대로 승격했다. 2018년 창단 첫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2019년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등 승승장구했다. 특히 2019년에는 K리그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홈 축구전용구장, 이른바 '대팍'을 선보였다. '대팍'은 대구 번화가와 가깝고, 접근이 용이해 팬들의 발걸음을 끌어모았다. 대구FC는 전용구장 건설 당시 K리그 최초의 경기장 명칭 사용권(네이밍 라이츠)도 판매해 조 대표이사의 경영 능력도 주목 받았다.

영원한 것은 없었다. 대구는 2024년 K리그1 11위에 머물렀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겹게 1부에 잔류했다. 2025시즌엔 반전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하위(12위)를 기록하며 2부로 강등됐다. 대구FC는 10년 만에 2부에서 뛰게 됐다. 1989년생 '에이스' 세징야의 에이징커브에도 새 시대를 대비하지 못했다. 선수 수급은 부족했고, 어린 선수 육성은 지지부진했다.

조 대표이사는 결국 모든 책임을 떠안고 떠나게 됐다. 그는 2일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로 대구와의 이별을 전했다. 시즌 중 사임 의사를 밝혔던 조 대표이사는 "어려운 상황에서 말씀 올리게 돼 정말 마음이 무겁다.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간 보내주신 성원에 걸맞지 않은 최종 결과에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아직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이다.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기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단과 경기 후에도 눈물의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의 그 진심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구FC에서 보낸 11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팬들께서 우리와 함께 하는 한, 대구FC는 앞으로도 명문 구단으로서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사람의 팬으로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축구단'을 응원하겠다. 대구FC와 팬들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이었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