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그래도 성장한 거 같아요."
문동주(22·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선발로 나와 11승(5패)을 수확했고,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 구원투수로 나와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하면서 시리즈 MVP에 올랐다.
올 시즌 초반 문동주는 불투명한 시작을 했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마친 가운데 스프링캠프에서도 라이브피칭 정도만 소화했다. 시즌 초반에는 불펜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고, 결국 그 어느 때보다 알차게 시즌을 채울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는 길 여정 뒤에도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표팀에 합류하며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조준하기도 했다.
문동주는 "올해는 진짜 힘들었던 거 같다.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몸까지 안 따라줘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 한국시리즈에서 문동주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4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그럭저럭 버텨냈지만, 5차전에는 선발로 나와 1이닝 만에 강판됐다. 160㎞까지 나오던 구속이 14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문동주는 "언제 가을야구에 와보겠냐는 생각을 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언제 오겠냐라는 생각에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으로만 경기에 임했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홈인 한화생명볼파크 1루 출입구에 큼지막한 종이를 붙여놓고 각자의 각오를 적도록 했다. 문동주는 '기회는 우연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썼다. 문동주는 "가장 와닿은 말이었다.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2위라는 성적도 대단했고, 10연승 두 번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문동주는 이어 "목표가 우승이었는데 아쉬웠다. 포스트시즌 가는게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계속 높은 곳에 있으면서 우리의 목표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런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문동주에게 올 시즌은 성장의 1년으로 남게 됐다. 문동주는 "그래도 올해 성장한 거 같다. 마지막에 안 좋아서 그렇지 잘한 거 같다.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시즌을 잘 치른 거 같다는 생각이다. 예전에는 공을 안 던지고 빠질 수도 있던 상황에서 끝까지 이겨내고 잘했던 부분도 있다. 여러가지 부분에서 성장한 거 같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3월에 열리는 WBC 대표팀 합류가 유력하다. 아울러 한화는 올해 '33승'을 합작한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대신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윌켈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며 한 자리를 채웠다. 문동주는 "WBC도 기대가 되고, 또 내년에 만날 외국인선수와의 만남도 기대된다. 새로움이라는 단어가 좋다. 더 잘할 수도 있을 거 같다"라며 "비시즌 열심히 해야할 거 같다. 시즌을 잘하고 난 뒤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해야할 거 같다. 준우승이라는 아쉬움도 남아있는데 이 아쉬움을 담아서 비시즌에 열심히 하겠다. 그것말고는 없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