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한해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외인들이 떠났다. 차기 시즌의 '왕'은 누가 될까.
올한해 프로야구 최강자는 단연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였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9) 삼진(252개) 트리플크라운에 승률(94.4%)까지 더해 투수 4관왕을 차지함과 동시에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고, 그 압도적인 경기 지배력을 앞세워 한화를 2006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려놓았다.
폰세의 광휘에 가려지긴 했지만, 라이언 와이스의 존재감도 엄청났다. 다승 3위(16승)에 평균자책점도 2.87로 6위였다. 이닝은 폰세(180⅔이닝)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 178⅔이닝이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단연 원투펀치의 힘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와이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각각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여기에 평균자책점(2.25) 삼진(245개) 모두 2위를 차지하며 실질적인 넘버2 투수였던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했다.
세 명의 에이스가 떠났지만, 내년에도 한국 리그에서 뛸 기존 강자들의 존재감은 건재하다. 10개 구단은 차근차근 외국인 투수 계약을 확정지으며 다음 시즌을 준비중이다.
첫손 꼽을 투수는 역시 압도적인 이닝 1위(197⅓이닝)에 평균자책점 2.60이란 괴물 같은 성적을 낸 삼성 라이온즈 후라도다. 이상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았음에도 15승(다승 4위)을 따냈다. 다승 톱5 선수들 중 유일하게, 폰세-와이스-앤더슨도 하지 못한 완봉승 2번 포함 3번의 완투를 해낸 투수이기도 하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역시 한국에서의 3번째 시즌을 준비중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각각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 8승4패 평균자책점 2.25의 눈부신 기량을 뽐냈다. 매년 겨울이면 미국행이 점쳐지는 투수지만, 올해는 11월말 재계약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LG의 우승을 이끈 요니 치리노스, 앤더스 톨허스트 역시 강렬한 시즌을 보냈다. 치리노스는 기대보다 아쉽다는 평가 속에도 염경엽 LG 감독의 꾸준한 신뢰 속에 폼을 회복했고, 다승 5위(13승) 평균자책점 3.61의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177이닝으로 이닝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리며 통합 우승의 주역 중 한명임을 공고히 했다.
후반기 합류해 LG의 대반격을 이끌고 우승을 확정지은 톨허스트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6승2패 평균자책점 2.86의 호투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13이닝 2승, 평균자책점 2.08의 호투를 펼치며 말 그대로 '우승청부사'다운 활약을 펼쳤다.
이밖에 다승 공동 1위(17승)에 빛나는 활약을 펼친 라일리 톰슨(NC 다이노스), 팀의 부진 속에도 평균자책점 5위(2.81)에 오르며 든든한 활약을 펼친 잭 로그(두산 베어스) 등도 재계약이 이뤄진다면 더 큰 활약을 기대할만 하다.
맷 사우어, 케일럽 보쉴리(이상 KT 위즈) 맷 매닝(삼성 라이온즈) 드류 버하겐(SSG 랜더스) 윌켈 에르난데스(한화) 등 새롭게 합류하는 투수들의 활약은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5년만에 돌아온 크리스 플렉센(두산)도 눈에 띈다. 정규시즌에는 2020년 8승4패 116⅔이닝,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에 한층 더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던 그다.
아시아쿼터 외인은 현재까지 계약을 맺은 6명이 모두 투수다. 키움에서 활약했던 라클란 웰스(LG 트윈스)를 비롯해 왕옌청(한화) 타케다 쇼타(SSG) 미야지 유라(삼성) 스기모토 코우키(KT) 타무라 이치로(두산) 등이 출격 예정인 아시아쿼터는 첫해 최고 연봉이 20만 달러에 불과한 만큼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하지만 웰스처럼 이미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도 있는 만큼,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NC와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는 아직 외국인 선수가 한명도 확정되지 않아 팬들의 조바심을 부르고 있다.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은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