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방송인 박나래가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논란 속에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장기간 주력 예능의 핵심 멤버로 활약해 온 만큼, 방송가 전체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박나래는 8일 SNS에 글을 올려 "지난 11월 초 가족처럼 지냈던 매니저 두 분이 갑작스레 퇴사했다"며 사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어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해 오해는 풀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그러면서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했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박나래는 최근 전 매니저 두 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대리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 폭로가 제기되며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 가압류 신청까지 접수된 상태다. 전 매니저 측은 1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박나래 측은 스포츠조선에 "퇴사 후 두 직원이 회사 매출의 10% 상당 금액을 요구했고 시간이 지나며 요구액이 수억 원대로 늘어났다"며 공갈 혐의로 두 사람을 고소했다.
뿐만 아니라, 박나래는 이른바 '주사 이모' A씨에게 자택, 차량, 해외 촬영 현장에서 링거 및 약물 처치를 받았다는 불법 의료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해 박나래 측은 스포츠조선에 "해당 분은 의사로 알고 있다. 보통 의사라고 하면 의사로 알고 면허증을 하나하나 확인하지는 않지 않느냐"며 "연락이 닿지 않아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다.논란 직후에도 박나래가 고정 출연하는 MBC '구해줘! 홈즈', '나 혼자 산다',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은 지난 4~6일 녹화분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됐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커지자 박나래는 결국 활동 중단을 했고, 2016년 9월부터 핵심 멤버로 활약해 온 MBC '나 혼자 산다'를 떠나기로 했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도 8일 공식 입장을 내고 박나래의 출연 중단을 결정했다. 제작진은 "사안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며 사실관계 확인과 논의를 이어왔다"며 "박나래의 활동 중단 의사를 고려하여 출연을 중단키로 했다"고 했다.
입장 표명 시점이 늦었단 지적에는 "공정성을 중점에 두고 판단하고자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고 설명했다.
2019년 3월부터 활약하고 있는 '구해줘! 홈즈' 활동도 멈췄다. '구해줘! 홈즈' 측은 "박나래가 하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제작진은 박나래 씨의 출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촬영된 사전분량에 대해서는 최대한 편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활동 중단을 밝힌 만큼, 2018년 4월부터 고정 출연 중인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도 사실상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신규 프로젝트들은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특히 내년 1월 첫 방송 예정이던 MBC 신규 예능 '나도신나'는 제작 및 방영이 중단됐다.
MBC는 8일 스포츠조선에 "내년 1월 방송 예정이었던 '나도신나'는 출연자 박나래 측의 활동 중단 및 하차 의사를 존중해, 논의 끝에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도신나'는 연예계 소문난 19년 지기 절친 박나래, 장도연, 신기루, 허안나가 떠나는 '무계획, 무설정, 무절제' 리얼 여행 버라이어티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이미 4회차가량 촬영됐다. 하지만 핵심 콘셉트가 '절친끼리의 여행'인 만큼 멤버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제작을 그대로 이어가기도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해당 사건이 알려진 하루 뒤인 지난 5일에도 녹화 예정이었지만, 이날 일정 역시 취소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박나래는 MBC 신규 예능 '팜유트립',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 출연도 앞둬, 향후 편성 변경이나 편집 가능성이 커졌다. 혹은 출연 교체 여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팜유트립'은 박나래가 '팜유 라인' 중심 멤버라는 점, '운명전쟁49'는 디즈니+의 내년 전략작이라는 점에서 향후 프로그램 조정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