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중 은행·보험·증권은 안정적…부동산신탁·저축은행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에 경제 성장률은 반등하겠지만 경기 회복이 일부 산업에 집중되면서 K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송기종 평가정책본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나신평·S&P 글로벌 레이팅스의 공동 세미나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와 신용 위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AI(인공지능) 버블론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AI 기술이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핵심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빅테크 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인프라 투자의 확대가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그는 "반도체, 전력기기 산업을 중심으로 수혜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경제 구조적 문제에 따른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관세의 영향도 점차 본격화되면서 교역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산업 환경에 따른 산업 간 실적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에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속도와 지속 가능성, 신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취임 이후 미국 통화 정책 방향 관련 불확실성, 국내 AI 인프라 투자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원화의 구조적 약세 요인 완화 여부 등이 경제 및 금융 시장을 움직일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그는 지난달 현재 신용 등급의 상향/하향 비율은 0.96배로, 전년 0.84배 대비 소폭 높아졌지만 여전히 하향 조정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등급 상향은 조선과 방산, 전력기기 업종에서, 등급 하향은 건설 및 부동산 신탁 저축은행, 석유화학, 이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발표를 진행한 최우석 기업평가본부장도 14개 산업 주요 기업의 내년도 예상 매출액은 1천642조원으로, 올해 1천564조원 대비 5.0%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규모도 올해 122조원에서 내년 170조원으로 39.3%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7.8%에서 10.4%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AI 성장 및 미국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반도체와 전력기기·전선, 조선, 방위 산업의 신용도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중국의 경쟁력 강화 및 내수 부진에 영향을 받는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철강, 건설 산업의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혁준 금융SF평가본부장은 금융권의 내년도 신용 등급 방향성에 대해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신용카드, 리츠, 캐피탈 등은 안정적이지만, 부동산 신탁과 저축은행은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와 우발채무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에 따른 유동성 팽창이 이어지고 있어 레버리지를 동반한 위험 투자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사업과 관련해 "새 정책의 목표는 비생산적인 부동산에 편중된 증권사의 자금을 생산적인 모험자본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라며 "그러나 기존 정책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폭증 유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새 정책 역시 현재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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