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개별기업으론 초대형 투자 어려워…시기놓칠 수 있어"
李대통령 "금산분리 훼손않는 범위내 대책 마련 중"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강태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른 대규모 투자 필요성을 제기하며 요청한 금산분리 등 규제 완화 요청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한해 관련 규제의 일부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반도체 산업의 투자 활성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게 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초대형 투자를 한 개 기업이 단독으로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어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메모리 부족을 해결할 투자가 가능해지고 미래 준비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또한 "SK하이닉스가 돈이 많으니 투자금을 댈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돈을 벌어 투자하려면 장비를 가져놓고 세팅하는 데 3년이 걸린다. 그러면 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부연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계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애초 계획 대비 공장 규모를 1.5배 확대하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AI 메모리 수요의 지속 증가에 대비할 방침이다.
또한 충북 청주에도 올해 11조원을 투자한 것을 포함해 향후 4년간 4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일리가 있다"며 "금산분리 제한은 독점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의 경우 그 문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인 만큼 이미 제도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금산분리라는 걸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 대책을 마련 중으로 거의 다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산업통상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최근 회의를 통해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에 한정해 지주회사 체계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현행 100%에서 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증산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SK스퀘어의 자회사이자 지주사 SK의 손자회사인 탓에 관련 규제에 묶여 있다.
첨단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지분 투자 방식으로 시설을 늘리거나 신사업을 하는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손자회사로서 증손회사를 만들 경우 지분 100% 규정으로 인해 자금을 전액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증손회사 지분율 규정을 100%에서 50%로 낮추면 손자회사로서 SK하이닉스는 신규 사업에서 자금 마련 부담이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리스 회사를 보유하는 길도 열어 줄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금융지주회사가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영위하지 않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과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업 혹은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두고 있다.
금융 및 보험업으로 분류되는 금융리스가 허용되면 첨단 산업을 영위하는 지주회사 계열사는 설비·시설을 빌려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이날 발표된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대해 "정부에서 제시한 국민성장펀드 등이 민간 투자 활동의 마중물이 돼 매우 의미가 큰 정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소부장 프로젝트가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도 평택 캠퍼스에서 국내 소부장 협력사들과 적극적으로 협력과 상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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