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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수준 NPB보다 낮으니…" 1군 정착 못해도 한국가면 통한다? 日 매체 냉혹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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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국 구단이 일본인 선수를 영입하는 장벽이 낮아졌다."

일본 아사히 신문 계열 잡지 'AERA'는 14일 KBO리그의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한일 양국 간 수준 차를 간접 조명했다. 내년시즌부터 시행되는 아시아쿼터제는 신규 영입시 최대 20만 달러까지 쓸 수 있다.

아시아쿼터가 실시되자 대부분의 구단이 일본인 선수를 뽑았다. LG 트윈스가 호주 출신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고, 한화가 대만 투수 왕옌청을 영입한 걸 제외하면 현재까지 발표한 8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일본인 투수로 채웠다.

'AERA'는 '이번 오프시즌 일본 프로야구계를 떠난 선수들 가운데 눈에 띄는 흐름이 한국 무대 도전이다. 소프트뱅크로부터 전력 외 통보를 받고 팀을 떠난 타케다 쇼타는 지난달 NPB 복수 구단이 영입을 검토하던 차에 KBO리그 SSG와 총액 2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며 'NPB 출신 일본인 선수가 KBO 구단과 계약한 것은 주니치 등에서 활약했던 가도쿠라 겐(전 삼성) 이후 15년 만'이라고 조명했다

매체는 '타케다는 2011년 드래프트 1순위로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2015년 팀 최다인 13승을 올리며 재팬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2016년에도 14승을 기록했다. 이후 오른쪽 팔꿈치 부상 등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4월 토미존 수술을 받고 올해 6월 2군에서 실전에 복귀했지만, 올 시즌 1군 등판은 없었다'고 조명했다.

매체는 한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해 '올해 타케다의 추정 연봉이 1억5000만엔이었기 때문에 대폭 삭감이지만, NPB 다른 구단들도 제시 조건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몸 상태만 회복된다면 충분히 통할 수 있고, 32세로 아직 젊은 나이'라며 타케다의 KBO리그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매체는 '타케다의 입단을 계기로 일본 무대에서 뛰던 투수들이 잇따라 KBO리그행을 결정하고 있다. 세이부를 떠난 타무라 이치로는 두산으로,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토다 나츠키는 NC에 입단했다. 요코하마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은 쿄야마 마사야도 한국 롯데의 가을 캠프에 테스트 선수로 참가한 뒤 입단이 결정됐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일본인 투수 영입 바람이 분 이유에 대해 매체는 '일본이 2023년 WBC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것과 달리, 한국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부진하다. 원인 중 하나는 투수력 차이다. 구속, 제구, 변화구 정밀도 등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이 우위다. 투수력 강화를 위해 일본인 투수를 원하는 구단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또 NPB와 비교하면 KBO의 수준은 낮다. 일본 1군에 완전히 정착하지 못하는 투수라도 한국에서 충분히 통한다. 또 KBO는 ABS를 도입해 투수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크·볼 판정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고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다.

아울러 매체는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5~6년 전까지는 한일 관계가 경색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일본인이 환영받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본 제품은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문화 교류도 다시 활발해졌다. 정부 간 관계도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일본인이 생활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한국 구단이 일본인 선수를 영입하는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투수 사이에서도 KBO리그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매체는 '2년 전 은퇴한 선수는 부럽다고 했다'며 '일본에서 오퍼가 없으면 예전에는 독립리그, 사회인 야구, 미국 마이너리그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한국에서 활약하면 NPB 복귀 가능성도 있고,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올해 한화에서 활약한 코디 폰세와 SSG가 새롭게 영입한 드류 버하겐, 롯데와 계약한 제레미 비즐리 등도 소개했다. 매체는 '폰세는 라쿠텐 소속이었던 지난해 3승6패 평균자책점 6.72로 부진해 방출됐지만, 올해 한화에서 29경기에서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MVP를 수상했고,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계약했다. MLB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총액 3000만달러로 KBO를 거친 외국인선수 중 역대 최고액'이라며 'NPB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가 KBO리그로 향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니혼햄을 떠난 버하겐, 한신을 떠난 비즐리가 한국 구단과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왔다'고 했다.

일본 스포츠지 기자는 "KBO의 수준이 NPB보다 낮다는 점은 미국 스카우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영입에 나선다. 한국에서 일본인 선수가 활약한다면, 폰세처럼 메이저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매체는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NPB에서 실적을 쌓은 다른 투수들도 'KBO 도전'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라고 바라봤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