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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222억' 초대박, 강백호 아닌 이 선수 해낼 줄이야…'나도 한번?' ML 러시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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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혜성(LA 다저스) 다음 꿈의 무대로 향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강백호(한화 이글스)가 아닌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었다.

샌디에이고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송성문과 4년 계약에 합의해 2029년까지 함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송성문은 4년 동안 1500만 달러(약 222억원)를 보장받는다. 계약금 100만 달러고, 연봉은 2026년 250만 달러, 2027년 300만 달러, 2028년 350만 달러를 받는다. 2029년 시즌에는 선수 옵션이 걸려 있고, 송성문이 옵션을 실행하면 연봉 400만 달러를 받는다. 포기하면 FA 자격을 얻는다.

2030년 시즌에는 700만 달러 상호 옵션이 있고, 송성문이 샌디에이고를 떠나면 바이아웃 1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 포함됐다. 2030년 옵션이 실행되면 5년 총액 2100만 달러(약 310억원)로 계약 규모가 커진다.

사실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도 계약까지 이어질 것이라 낙관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FA 시장에 나온 지명타자 강백호에게 관심이 더 많았다. 강백호는 미국 진출과 국내 잔류 2가지 선택지를 두고 올겨울 저울질을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있다면 미국으로 직접 넘어가 쇼케이스를 할 계획도 있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강백호는 지난달 돌연 미국 진출을 포기했다. 한화 이글스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있었기 때문. 쇼케이스를 위한 미국 출국을 앞둔 시점에 한화가 4년 100억원을 베팅했고, 강백호는 고심 끝에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야구계는 강백호가 미국 시장의 상황을 충분히 돌아본 뒤 마땅한 조건이 없을 경우 국내 구단과 협상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한화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강백호는 미국 도전 의지를 접었다. 냉정히 한화보다 나은 오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는 공격력만큼이나 수비를 중요시하기에 지명타자인 강백호의 가치를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끈 선수는 '천재 타자' 강백호가 아닌, 성장형 타자 송성문이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송성문이 강백호와 함께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송성문 본인마저도 그랬다. 타격에 장점이 있긴 했지만, 리그를 장악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2년 사이 송성문은 기적을 썼다. 지난해 타율 0.340(527타수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올해는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대표 3루수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KBO 3루수 수비상을 받으며 공수에서 인정받는 한 해를 보냈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송성문은 정말 엄청나게 생산적인 선수다. 그를 영입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레이더에 걸려 지켜봤던 선수다. 최근 2년 동안은 그의 경기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송성문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은 대부분 KBO리그 데뷔부터 주목받은 스타들이었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 등 도전할 만한 선수들이 도전했고, 결과도 냈다.

송성문은 대기만성형 스타에 가깝다. 다른 국내 선수들의 도전 의식을 깨울 만한 사례를 남겼다. 지난 8월 키움과 6년 120억원 비FA 다년계약부터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 달러 계약까지 올해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차기 후보로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김주원(NC 다이노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안현민(KT 위즈) 등이 꼽힌다. 메이저리그 진입 장벽이 과거보다는 낮아진 만큼 더 많은 선수들이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메이저리그와 계약이 곧 성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사례로는 투수 고우석이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2년 계약을 하고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한번도 밟지 못한 채 끝났다. 여전히 미국에서 기회를 엿보는 상황이다.

과거 박병호(은퇴) 김현수(KT) 등 KBO리그 역사에 남을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적응하지 못한 채 국내로 돌아왔다. 나성범(KIA)과 김재환(SSG)은 포스팅 신청을 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는 분명 여전히 도전이 쉽지 않은 곳이지만, 송성문이라는 예외 사례의 파장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