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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연패 악몽 딛고 새출발, 외면당한 친정팀→우승팀으로…제2의 '헌신좌' 될까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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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개인 19연패의 '멍에'를 짊어졌던 남자, '저니맨'의 운명마저 닮아가는 걸까.

장시환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에서 우승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LG 트윈스는 22일 한화 출신 장시환, 포수 출신 김민수를 각각 영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한화에서 뛰긴 했지만, 한화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정규시즌 내내 1군 마운드에 한번도 서지 못했다. 전반기에는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후반기 퓨처스 무대에는 복귀했지만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한화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음에도 마찬가지였다. 1987년생, 불혹에 가까운 나이와 영건이 넘치는 팀 사정이 겹쳤다.

하지만 곧바로 새 팀을 찾았다. 그것도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통산 6번째 유니폼이다. 2007년 2차 1라운드에 현대 유니콘스의 선택을 받으며 프로에 입문했다. 소속팀이 히어로즈로 재창단했고,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쳐 LG 불펜에 합류했다. 정훈 황재균 오재일이 올해 나란히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 시대 마지막 '유니콘'으로도 남게 됐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횟수만큼이나 굴곡진 야구 인생이었다. 1군 무대에서 415경기(선발 85) 787이닝을 소화했는데, 통산 승패가 29승74패(34세이브35홀드)다.

프로 첫승을 거두기까지 무려 9년의 세월이 필요했다.특히 2012년 21경기(선발 8)에 등판하고도 6패(1세이브 1홀드)를 적립하는데 그쳤다.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에야 첫승에 입맞춤했다. 2015년 4월 22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4회 등판, 5⅓이닝 무실점을 책임지며 데뷔 첫승을 따냈다. 신생팀인 KT로선 창단 홈 첫승, 1호 영봉승이 겹친 쾌거였다. 이해 마무리투수로 뛰며 7승5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98의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듬해 급격한 부진을 겪었고, 이 같은 흔들림은 롯데와 한화에서도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2019~2021년 3년간 69경기에 선발등판했는데, 무려 38패(10승)를 기록했다. 꾸준히 선발로테이션 기회를 받았고, 평균자책점 4점대 후반~5점대 초반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운도 너무 없었다.

특히 2021년에는 승리 없이 선발 11연패라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했고, 이후 마무리투수로 변신해 9홀드 14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승리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결국 2023년 개막전 선발로 출격, 패전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연패(19연패, 종전기록 심수창 18연패) 신기록의 장본인이라는 멍에까지 안았다. 연패 탈출은 이해 7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뒤늦게 이뤄졌다.

하지만 LG는 앞서 '헌신좌' 김진성이나 SSG 랜더스 노경은 같은 노장의 대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묵직한 구위를 지니고 있고, 불펜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진성 역시 SK에서 커리어를 시작,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를 거쳐 LG 트윈스에 정착했고, 여러모로 파란만장한 프로 인생을 보낸 선수이기도 하다.

김진성은 LG 입단 후 4년간 무려 296경기에 등판하며 필승조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3년 연속 70이닝을 돌파하는 등 말그대로 '헌신'하는 노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 입단이 장시환의 야구인생 대전환기가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