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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대체자 외국인? 내심 FA 이적만 기다렸다…KIA 치열한 경쟁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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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나도 이제 나이도 있고, 정말 백업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도 진짜 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의 말이다. 김규성은 지난달 마무리캠프 기간 후배 박민, 정현창 등과 함께 유격수 경쟁 구도를 그리며 구슬땀을 흘렸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FA 시장에 나와 있던 상황. 이들은 박찬호의 이적을 내심 바랄 수밖에 없었다. 박찬호가 없어야 당연히 주전 도약이 수월하기 때문.

박찬호는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에 계약하고 KIA를 떠났다. 김규성과 박민, 정현창에게는 입단 이래 가장 큰 기회의 문이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구단으로선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박찬호는 해마다 1000이닝 이상 뛴 유격수였다. 김규성과 박민, 정현창은 1군 풀타임 경험이 거의 없었다. 김규성과 박민이 올해 그나마 백업으로 각각 133경기, 71경기를 뛰었다.

김규성은 김선빈이 부상으로 이탈했던 지난 6월 주전 2루수로 한 달 정도 뛰었을 때도 체력 부담을 느껴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었다. 풀타임 경험을 간과하기 어려운 이유다.

KIA가 선택한 안전장치는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이었다. 데일은 2000년생 어린 선수.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망주 출신이고, 올해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육성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뛰었다. 가능성은 검증된 선수고, 내야 유틸리티로 활용 가능해 매력적인 카드로 꼽혔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올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도영과 윤도현 등이 내년에는 물음표를 지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 데일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안정적인 내야수 한 명을 더 확보해야 유격수 김도영 프로젝트도 가능하다고 봤다. 김도영에게 당장 내년부터 주전 유격수를 맡기기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

김도영 외에도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이 1군 붙박이로 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심재학 KIA 단장은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내년에 과연 어느 포지션이 더 필요할지 고민했다. 기존 선수들,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성장 가능성 있는 그 선수들이 커 가는 과정이 분명히 필요했다. 그 시간을 벌어줄 선수가 필요했고, 일단 유격수가 센터라인을 받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투수 대신) 데일과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데일이 왔다고 기존 선수들의 사기가 꺾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치열하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구단도 바라는 방향이다. 데일과 KIA 젊은 내야수들이 건강한 경쟁을 펼쳐 박찬호의 공백을 지우는 게 첫 번째다.

베테랑 2루수 김선빈의 후계자 찾기도 같이 이뤄지고 있다. KIA는 내년부터 김선빈과 외야수 나성범의 지명타자 출전 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그래야 부상 방지가 가능하기 때문.

김도영이 유격수 전환을 내년부터 준비하면, 3루수까지 내야 3자리가 모두 변동 가능성이 생긴다. 1, 3루 수비가 가능한 거포 변우혁도 다음 시즌에는 더 기회를 얻을 예정이다.

KIA는 데일과 김도영 윤도현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을 후보로 두고, 새로운 내야 조합을 찾기 위해 공을 들일 전망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