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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드라마야?” ‘모범택시3’ 미술감독이 밝힌 완벽 미장센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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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가 매회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미장센으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이끌고 있다. 최고 시청률 19.1%를 찍으며 자체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운 가운데, 그 비주얼 중심에 선 김보영 미술감독이 작업 비하인드를 전했다.

'모범택시3'는 시즌3에 접어들며 비주얼 완성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보영 미술감독은 "두 시즌 연달아 참여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운을 떼며, "강보승 감독님과 에피소드별 콘셉트, 키 컬러까지 세밀하게 맞춰가며 어떤 드라마보다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영화를 보는 줄 알았다"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후문이다. 그는 "미술뿐 아니라 조명, 촬영까지 모든 파트가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인 결과"라며 팀 전체 공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 미술의 핵심은 '회차별 콘셉트 컬러'였다. 1~2화는 바다·이레즈미·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파랑, 3~4화는 빛과 어둠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흑백을 키워드로 잡았다. 김보영 감독은 "소품 하나까지 색을 맞추기 위해 매회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에피소드가 바뀔 때마다 시각적 차별점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즌 간 세계관 연속성도 놓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가장 반가워했던 '무지개 다크히어로즈' 지하 정비실은 사실 시즌2가 끝난 뒤 완전히 철거됐던 세트. 김 감독은 "자료가 부족해 시즌2 장면을 수십 번 돌려보며 다시 만들었다"며 "틀은 유지하되 시즌3 키 컬러인 빨간색을 곳곳에 배치해 분위기를 새롭게 구성했다"고 했다.

그가 가장 공들인 장면으로 꼽은 건 5화의 요양원 시퀀스. 병실→시계방→야외로 이어지는 장면을 하나의 흐름처럼 느껴지도록 세트 자체를 붙였다 떼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시계방은 치매 환자의 '망각'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골목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지고 좁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제페토·피노키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나무 재질과 인형 소품을 배치해 상징성을 더했다.

이번 시즌의 백미는 또 하나, 강력한 빌런들의 공간 디자인이었다. 첫 빌런 마츠다는 '베일에 싸인 인물' 콘셉트로 푸른색 베일·온천 증기·긴 동선을 활용해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차병진은 '두 얼굴의 야누스'를 테마로 직광과 그림자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미니멀한 공간을 선택했다. 강주리가 등장한 회차는 완전히 다른 톤의 레트로 무드. 보라색·노란색의 메인 컬러로 꿈과 환상을 상징했고, 음악 산업의 70년대 감성을 덧입혀 존재감을 극대화했다. 천광진이 등장한 공간은 반대로 폐교·폐수영장·실내 낚시터 등 '부패'를 시각화한 장소들로 채워졌다.

이처럼 '모범택시3'는 에피소드마다 다른 공기와 결을 가진 비주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치솟게 하고 있다. 남은 4회에서 어떤 장면들이 또 한 번 시청자를 압도할지 관심이 쏠린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는 2026년 1월 2일 오후 9시 50분 13화를 방송한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