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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뜯어말렸다' KIA 트레이드 승부수 왜 포기 안 했나…내년 FA 투자 전략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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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들 반대하더라. 많이 슬펐다."

KIA 타이거즈 포수 주효상은 한때 내야수 전향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팔꿈치 부상 탓이다. 2021년 오른팔 내측 측부 인대 수술(MCL) 수술을 받고 입대하면서 초기 재활을 잘못하는 바람에 팔이 안 펴지는 상태가 됐다. 결국 부상이 재발했고, 2023년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번 더 받았다. 한창 성장하며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시기였는데, 올해까지 5년을 시달렸으니 야구를 그만두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주효상의 상실감이 더 컸던 이유는 본인의 주특기를 잃어서다. 그가 포수 유망주로 두각을 나타낸 가장 큰 장점이 2루 도루 저지 능력이었다. 강한 송구가 장점인데 팔꿈치 수술 여파로 팔이 잘 펴지지 않고, 또 통증이 있어 힘껏 송구할 수가 없었다. 자신감이 떨어진 주효상이 내야수 전향을 고민한 이유다.

KIA는 그런 주효상을 뜯어말렸다. 2022년 11월 키움 히어로즈에 2024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면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였다. 주효상이 팔꿈치가 안 좋은 바람에 KIA는 2023년 시즌 도중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로 김태군까지 영입해야 했지만, '포수 주효상'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

그라운드에서 더 뛰고 싶은 주효상은 답답할 만했다.

주효상은 "던지는 게 두려웠고, (팔꿈치가) 아플까 봐 계속 못 던지겠더라.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포지션 변경도 생각했다. 원래 내가 고2 때까지는 3루수를 봤다. 그래서 내야수로 가볼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다들 반대를 하더라. 많이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이해창 KIA 배터리코치는 퓨처스팀에 있던 3년 동안 주효상을 밀착 관리했다. 선수 생활 지속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 부상 재발과 통증의 두려움을 잡아주기 위해 노력했고, 주효상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주효상을 내년에 1군에서 활용하기 위해 마무리캠프부터 눈여겨봤다. 한준수와 경쟁 구도만 그려줘도 더할 나위 없다.

KIA는 올해까지 김태군과 한준수 2인 체제로 안방을 구성했는데, 내년에는 베테랑 김태군을 조금 더 관리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려면 한준수 외에 포수 한 명이 더 필요하고, 지금까지 1순위는 주효상이다.

김태군은 내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주효상이 내년에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KIA의 FA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주효상이 과거와 달라지지 않는다면 KIA는 김태군에게 무조건 투자해야 할 것이고, 주효상이 부상을 다 떨쳐내고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면 협상 테이블에서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다.

주효상은 내년이면 KIA 이적 4년차가 된다. 이적 후 1군 출전은 고작 27경기. KIA가 미래를 포기하고 선택한 카드이기에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이제는 2016년 1차지명 출신다운 기량을 보여줘야 할 때다.

주효상은 "그래도 올 시즌은 마지막에 나름 감독님 눈에 들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야구다운 야구를 해야 한다. 내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으면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