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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년째' 또 8000만원 기부한 진심…"부모님들 부담이니까, 야구 그만둘 때까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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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나도 언젠가 프로 선수가 되면, 한번 기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는 이달 초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8000만원 상당의 야구 배트와 의류를 후원했다.

첫 기부는 6년 전이었다. 박건우의 모교인 서울고에 3000만원 상당의 야구 배트를 후원한 게 시작이었다. 고교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고민한 끝에 비용 부담이 가장 큰 배트를 골랐다. 비용 걱정 없이, 원 없이 방망이를 쳐 보라는 뜻이었다. 서울고에는 올해까지 6년 연속 3000만원 상당의 배트를 후원했다.

박건우는 "어릴 때 프로야구 선수들이 학교에 와서 장갑 하나, 방망이 하나만 받아도 기분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난다. 나도 언젠가 프로 선수가 되면 기부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보람을 느껴서 계속 후원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박건우는 이어 "배트는 겨울에 전지훈련 가서 많이 치라고 기부하는 것이다. 전지훈련에 가서 선수들이 많이 치다 보면 배트가 당연히 많이 부러진다. 그런데 고교 선수들한테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나. 그래서 원 없이 치라는 의미로, 배트를 많이 쓸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한 자루 한 자루 가격대가 있으니까. 부모님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의류까지 기부를 진행했다. 스포츠의류업체인 윌비플레이 측에서 박건우가 그동안 서울고에 배트 기부를 한 사실을 알고 의류 기부까지 제안한 것. 박건우는 모교인 서울고와 함께 마산용마고에도 의류 기부를 하기로 했다. NC의 연고지인 마산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박건우는 서울고와 마산용마고에 각각 2500만원 상당의 의류를 기부했다.

박건우는 "의류 기부는 선수들이 겨울에 전지훈련을 가면 추운데 옷도 비싸니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서울고에 기부하려고 하면서 생각해보니 우리 팀 연고지가 마산인데, 연고지 학교도 같이 기부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박건우는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 주전으로 도약했고,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 역대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황금기 멤버기도 하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박건우는 NC와 6년 100억원 대형 계약에 성공,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프로에서 자리를 잡고, 대우를 받기 시작하면서 미래의 후배가 될 선수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고 있다.

박건우는 "요즘 고등학생들 경기가 중계되면 한번씩 본다. 서울고가 우승하거나 성적을 내면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야구를 그만 둘 때까지는 계속 기부를 이어 가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