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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들이 주는 상" 서울림운동회의 언성히어로,'열정 특수교사'들 서울시장상 받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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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서울특별시가 '모두의 운동회' 서울림운동회의 '소리 없는 영웅' 열정 교사들의 헌신을 기억했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2025 서울특별시 장애체육인의 밤' 행사에서 '서울림 모범교사' 이명순 경기고 특수교사, 임정희 상암고 특수교사, 고지후 수서중 특수교사가 서울시장상, 이현지 세종고 특수교사가 서울시의장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0월 25일 열린 '2025년 서울림운동회(스포츠조선-서울시장애인체육회 주최, 서울시-서울시교육청, 문체부-대한장애인체육회 후원)'의 선수단 규모 및 참여도, 정식종목 순위, 통합스포츠클럽 모니터링 등 평가지표를 근거로 우수교사를 선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신해 나선 김병민 정무부시장이 수상자들에게 상장을 건네며 교사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감사를 표했다. 서울림운동회는 2022년 17개 시도 최초로 서울에서 출범한 '모두의 운동회'로, 매년 서울시 24개 중고교 장애-비장애학생이 함께 10회 이상 통합스포츠클럽에서 농구, 배구, 스태킹릴레이, 단체줄넘기 등을 연습한 후 한자리에 모여 우정을 나누는 모두의 스포츠 페스티벌이다.

'서울림운동회의 멘토'인 베테랑 이명순 경기고 교사는 2022년 첫 회부터 동행해온 '원년 멤버'다. 이 교사는 "내년 5년차를 맞는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이 더 활성화되고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수반 학생들뿐 아니라 비장애학생들이 이 운동회를 엄청 좋아한다. 장애, 비장애 학생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체력이고 가장 중요한 교육이 스포츠다. 스포츠를 통해 함께 발맞추고 땀흘리면서 자연스러운 통합의 분위기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뿌듯하고 감동스럽다"며 미소 지었다. 이 교사는 "서울림운동회를 통해 체육교사들과 비장애학생들의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교육적 효과가 아주 컸다. 코웨이 휠체어농구 체험도 비장애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면서 "우리학교는 나이스 담당 교사와 사전 조율해 생기부에 기재하는 활동으로 '서울림운동회'를 써주고 있다. 이 활동들을 기재함으로써 장애학생들의 자부심이 커지고, 비장애학생들은 대학진학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림 참여 학교와 서울시교육청도 이런 부분을 적극 장려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35년차 베테랑' 임정희 상암고 교사는 이날 시상식장에 현역 특수교사인 딸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서울정문학교 교사인 딸 김영현씨는 "어머니로도 자랑스럽지만 선배교사로서 저년차인 저보다 더 열정적인 모습이 존경스럽다. 엄마의 길을 따라가고, 닮아가고 싶다" 며 꽃다발을 건넸다. 임 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머리로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과 마음으로 배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서울림을 통해 좋은 기회가 생겼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농구부 체육교사와 서울시,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의 지원 덕에 통합스포츠클럽이 만들어져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농구와 스태킹릴레이를 했는데 아이들이 '실수해도 괜찮다' 서로 격려하면서 점점 늘더니 운동회 당일엔 연습 때보다 훨씬 잘하더라"며 웃었다. "아이들이 '꿈같았다'는 표현을 쓰더라. 처음엔 하기 싫어 입이 튀어나왔던 아이들이 서울림운동회 다녀와선 '내년에 또 할래요' 한다. 코웨이 블루휠스의 휠체어농구 수업도 정말 좋았다. 학교평가 설문에서 비장애학생들이 '휠체어농구 체험으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을 해 좋았다는 피드백을 줬다. 보람 있었다"고 돌아봤다.

'MZ 특수 선생님' 고지후 수서중 교사는 '서울림'과 함께 특수교사 이력을 시작했다. 수서중 부임 직후 서울림을 알게 됐고, '임용 동기' 문찬근 체육교사와 합을 맞춰 매년 도전한 서울림에서 '골밑슛 릴레이' 포디움을 놓치지 않았다. 서울림과 함께 내년 5년차가 되는 고 교사는 "첫 학교에서 장애-비장애학생과 함께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특수교사가 일반학생 교육에 개입할 일이 거의 없는 데 서울림 덕에 반갑게 인사하는 아이들, 제가 개설한 방과후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아이들도 생겼다. 장애특성, 수준에 맞게 더 디테일하게 더 잘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수서중에서 마지막으로 나설 내년, 다섯 번째 서울림을 앞두고 고 교사는 특별한 결심을 했다. "매년 가능성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는데 '서로+어울림'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하게 됐다. 서울림운동회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순위가 아닌 경험 그 자체다. 내년엔 그동안 안나갔던 아이들 위주로, 가장 많은 장애학생들이 참여하고 어울리는 학교로 출전하겠다."

이현지 세종고 교사는 서울시의장상 수상 후 "이 상은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준 선물같은 것"이라고 했다. 세종고는 단체줄넘기에서 '메트로놈'까지 동원한 불꽃 훈련 끝에 완벽한 호흡으로 무려 94개의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교사가 신기록 순간 아이들과 포옹하며, 하나 돼 환호하는 장면은 스포츠의 성취감, 서울림의 존재 이유를 잘 보여줬다. 당시 현장에 왔던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신기록 작성 장면을 지켜보면서 놀랐다. 이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해외 줄넘기 영상도 보고, 메트로놈으로 훈련하며 합을 맞췄다. 가장 좋은 건 선생님의 구호다. 목이 쉴 만큼 구호를 외쳤다"며 신기록의 비결을 전했다. 이 교사는 "서울림 이후 아이들이 너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아이들끼리 학교 밖에서 만날 정도로 친해졌다. 끈끈해진 모습만 봐도 너무 행복하다. 벌써 내년 서울림에서 2연속 우승하자는 이야기도 하더라"며 웃었다.

강남 수서중-세종고의 '서울림 학군' 이야기도 나왔다. 이 교사는 "인근 중학교에서 서울림운동회에 나가려고 우리학교를 지원하는 특수반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자 고지후 수서중 교사는 "작년에 우리학교에서 골밑슛 릴레이 1등 했던 친구가 올해 세종고에 가서 단체줄넘기 1등을 했다"고 맞장구쳤다. "자폐 경계성 학생인데 서울림운동회와 운동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에 어머니가 너무 기뻐하셨다. 서울림 출전을 위해 세종고로 진학했는데 줄넘기도 너무 잘해 놀랐다"며 흐뭇해 했다. "내년에도 수서중 서울리머 2명이 세종고로 진학한다"고 했다. 표창장을 들고 손가락으로 서울림V 포즈를 취한 선생님들이 송구영신 인사를 했다. "내년 서울림운동회 때 만나요!"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