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돋보이는 데뷔 시즌을 보내고 나면 이듬해 불청객이 기다린다. 2년차 징크스다. 신인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연차와 무관하게 '성공적인 첫 시즌' 다음에는 고난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지난해 KBO리그는 루키 풍년이었다. 20홈런 타자 안현민(KT)과 10승 투수 송승기(LG)가 명품 신인왕 경쟁을 벌였다. 정우주(한화) 김영우(LG) 배찬승(삼성)은 고졸 1년차에 곧바로 팀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준순 최민석(이상 두산)도 주전 내야수와 5선발급 존재감을 나타냈다.
올해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안현민은 단번에 국가대표 중심타자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112경기 482타석에 22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8을 기록했다. 풀타임 소화하면 30홈런 100타점도 가능하다. 송승기는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뒤를 이을 리그 대표 좌완 선발투수로 올라설 수 있는 재목이다. 불펜과 선발에서 모두 잠재력을 확인한 정우주는 어떻게 꽃을 피울지 관심을 모은다. 김영우 배찬승 역시 리그를 지배할 구원투수의 구위를 증명했다.
동시에 이들은 전원 '2년차 징크스'에 노출될 후보이기도 하다. 최근 10년 신인왕을 살펴보면 2년차 징크스도 박살낸 선수들은 구자욱(삼성)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강백호(한화) 정도다. 소형준(KT) 정철원(두산) 문동주(한화) 등은 2년차에 고전했지만 잘 극복해내면서 더욱 성장했다.
2년차 징크스는 단순히 미신으로 취급할 거리가 결코 아니다. 처음 보는 스타일에 정보가 부족하면 당하기 마련이다. 분석이 끝나고 공략법이 나오면 거기서 주저앉는 선수들도 흔하다. 경험이 발목을 잡기도 한다. 자신감과 패기로 똘똘 뭉쳐 시원하게 승부하던 선수가 생각과 고민이 쌓이면서 소극적으로 돌변하는 사례도 잦다.
2024년 신인왕 김택연(두산)도 '포스트 오승환'이라 불리며 벌써 완성된 마무리투수라는 평가가 자자했다. 그랬던 김택연 조차도 2년차인 2025년 24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블론세이브를 9개나 저지르며 쓴맛을 봤다.
프로에서는 최소 3년은 잘해야 플루크 시즌 소리가 들어간다. 슬럼프가 아예 없으면 이상적이지만 고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커리어의 일부다. 2025년 리그를 빛냈던 신예들의 2026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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