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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6.58 → KS 제외' 굴욕 이겨낼까? 부활 꿈꾸는 78억 FA…'가을 마법사'에게 배운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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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10억 에이스와 78억 FA가 마음을 모았다. 이제 팀은 다르지만, 우정은 여전하다.

'야구선수에겐 비시즌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1월말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사실상 시즌이 시작되고, 가을에는 포스트시즌, 12월에는 각종 시상식이 기다리고 있다.

겨울은 가족과 함께 하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지만, 비활동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해 성적이 결정된다. 야구는 호흡이 긴 운동이기 때문이다. 시즌이 시작되면 주6일로 무려 144경기를 소화해야한다.

'고퀄스'의 시작은 제주도다. KT 위즈 고영표는 제주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35세 시즌을 준비중이다.

2024년 부상과 함께 찾아온 위기를 버텨내고 부활을 알린 2025년이었다. 29경기(선발 26) 161이닝을 소화하며 11승8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KBO 수비상(투수 부문)은 덤.

고영표의 부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표가 바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다. 고영표는 2021~2023년 3년 연속 21개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선발 등판수 대비 퀄리티스타트 성공률이 80% 안팎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2024년 한자릿수(9개)까지 추락했던 고영표의 퀄리티스타트는 지난해 20개로 다시 정상화됐다. 통산 무려 110개. '고퀄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하지만 어느덧 고영표도 올해로 35세가 됐다. 1년 1년 달라지는 몸을 느낀다.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출전해야한다.

107억 연장계약의 3년차 시즌, KT의 간판스타이자 에이스답게 구단의 기대에도 보답해야한다. KT구단은 비록 강백호와 황재균을 떠나보냈지만, 지난해 허경민에 이어 올해는 베테랑 김현수, 외야수 최원준을 잇따라 영입하며 또한번 지갑을 열었다. 오원석과 안현민이라는 차세대 투타의 거물도 발굴해냈다. 고영표는 2019년 이후 6년만의 가을야구 좌절에 직면했던 지난해를 잊고, 또한번 '마법의 가을'을 연출해야한다.

마음이 맞는 선수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몸을 가다듬고 있다. 함께 하는 선수들은 모두 투수다. 팀동료인 김민수 배제성 이상동, 그리고 KT에서 함께 뛰다 한화로 FA 이적한 엄상백, 그리고 엄상백의 한화 시절 인연으로 이태양(KIA 타이거즈)과 배동현(키움 히어로즈)이 합류했다. 두 선수 모두 올겨울 한화를 떠나 유니폼을 갈아입은 점이 공교롭다.

엄상백으로선 생애 최고의 주목도로 시작해 최악의 수렁으로 마무리된 1년이었다. 한화와 4년 78억원의 FA 계약을 맺었지만, 28경기(선발 16) 80⅔이닝, 2승7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로 낙제점을 기록했다.

과거와는 다른 기대치에 짓눌린 한 해였다. 엄상백이 부진한 와중 한화는 19년만의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마법 같은 가을을 맛봤지만, 그 곳에 엄상백의 자리는 없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마저 제외되는 굴욕을 겪었다.

기적의 주인공이었던 폰세와 와이스는 이제 없다. 하지만 윌켈 에르난데스-오웬 화이트-문동주-류현진까지 선발 4자리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엄상백은 스프링캠프에서 아시아쿼터 왕옌청 등과 5선발 경쟁부터 시작하는 처지다. 엄상백에게 이번 제주 자체 캠프는 스스로를 다시 다잡는 기회다.

고영표를 중심으로 한 이번 제주 개인훈련 캠프에는 KT 불펜 포수, 그리고 최근 개인 트레이닝센터를 차린 전직 KT 트레이너까지 합류, 투수들을 돕고 있다. 구단과 무관하게 선수들이 원활한 몸만들기를 위해 따로 섭외한 인력이다.

고영표는 오는 9일 사이판에서 시작되는 WBC 국가대표팀 캠프에 합류한다. 다른 선수들은 1월하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 전까지 제주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