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2026시즌 광주FC는 변해야 살아남는다. 지난 4년 동안 광주를 선봉에서 이끈 이정효 감독(51)이 떠났다. 이 감독은 광주의 정체성을 상징했다. 팀이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심지어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이번 겨울 선수 영입도 불가능하다. 주축 선수는 계속 빠져나가는데 당장은 빈자리를 채울 수가 없다.
이정효 감독의 수석코치였던 이정규 감독(44)이 위기의 광주를 이끄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이정규 감독은 걸어온 길도 이정효 감독과 닮았다. 선수로서는 무명이었다. 지도자로 들어선 후 바닥부터 시작했다. 2012년 고양고 코치를 필두로 우석대, 동의대, 리장FC(중국) 아산 무궁화 등을 거쳤다. 이정효 감독과의 만남은 2022시즌이었다. 오른팔로서 보필해 광주의 황금기를 함께 열었다. 그 자리에서 첫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이정규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많은 준비를 해왔다. 증명해 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규 감독은 이정효 감독이 광주에 그려놓은 길에서 크게 벗어날 생각이 없다. 그는 "감독님은 나에게 신적인 존재였다. 배운 부분이 많다.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도 (이정효 감독의 스타일을) 많이 인지하고 있기에 내가 좋은 방향으로 안내해 주면 될 것"이라고 했다. 목적지는 같아도 때로는 돌아갈 때도 있는 법. 이정규 감독은 공격적인 수비와 트랜지션을 더 강조할 계획이다.
이정효의 길을 따라가면서도 이정규만의 '무언가'도 있어야 한다. 쉽지는 않다. 이정효 시대가 열리자 광주는 곧바로 K리그2 우승과 함께 승격, 2023년 K리그1 3위, 202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2025년 코리아컵 준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첫 프로 감독 자리에 오른 K리그1 최연소 수장이 풀기에는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이 또한 넘어야 한다. 그는 "부담되지만 동기부여도 된다. 감독님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나도 어차피 비주류 선수 출신이다. 말로 하는 것보다 내 축구가 어떤 스타일인지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광주의 새 시즌 목표는 '파이널A'다. 목표는 더 상향될 수 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이정효 감독이 펼쳐놓은 그림을 잘 유지하며 신임 사령탑이 변화를 주는 공격적인 수비와 트랜지션을 구현시켜야 한다. 이 과정을 만들어내기 전, 이정규 감독은 선수단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광주는 어떤 팀인가.'
"우리 모두 생각이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라는 뜻에서, 광주는 그렇게 생각하는 팀이라 그 부분을 좀 강조하고 싶었다." 하나의 방향성을 그리려면 시작부터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다. 이정규 감독은 "어떤 핑계도 대고 싶지 않다. 빨리 2월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정규에게 이정효는 지도자 생활의 이정표다. 신임 감독과 새 출발을 준비하는 광주는 26일까지 태국 후아힌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2차 전지훈련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경남 남해에서 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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