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기분이 새롭다. LG에서도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의 기조를 흔들리지 않고 이어가려고 한다."
유광잠바 차림으로 인터뷰에 임한 이재원의 표정은 담담했다. 올시즌 중히 쓰겠다는 염경엽 LG 감독의 말에도, 키플레이어라는 언급에도, 모처럼 유광잠바를 입은 기분에 대한 질문에도 시종일관 차분했다.
군생활이 '어린 거포'를 어른으로 만든 걸까. 이재원의 체격은 한층 더 커진 모습이었다. 그는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서 웃었다.
"사실 웨이트하는 법을 잘 몰랐다. 그런데 룸메이트 윤준호(두산 베어스)가 전문가였다. 따라다니면서 체계적으로 웨이트하는 법을 많이 배우고, 꾸준하게 운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상무에 있는 동안에도 이재원에 대한 관심은 엄청났다. 연일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지난해 타율 3할2푼9리 26홈런 9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00으로 퓨처스를 맹폭했다. 단 78경기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동기이자 절친인 한동희(롯데 자이언츠)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이재원은 "기술적인 발전이 있었다기보단 마인드셋을 새롭게 했다. 과정을 신경쓰고,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기록은 볼넷이 58개인 반면 삼진이 무려 108개였다는 것. 이재원은 "삼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했다. 프로 선수지만, 사람이다보니 삼진 먹으면 짜증이 난다. 최대한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또 프로 1군 무대에선 못할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결국 중요한 건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1군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 흘러가는대로 타격하자는 마인드를 가졌다. 특별히 붙어보고 싶은 투수는 없고, 다만 1군 경기에 뛰고 싶다."
이재원의 절친 강백호는 지난 겨울 한화 이글스로 4년 100억원에 FA 이적했다.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다. 또다른 동갑내기 한동희 역시 상무에서 함께 퓨처스를 폭격하며 친분이 깊어졌다. 이재원과 한동희는 상무 대신 1군 무대, 강백호는 KT 위즈 대신 한화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경기에 나선다.
"강백호 계약 소식 듣고 축하한다고 바로 연락해줬다. 동기부여가 되긴 하는데, 난 일단 내 앞길에 집중하려고 한다. 한동희와는 군 시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타격폼을 봐주기도 하고, 피드백을 많이 주고 받았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LG 외야에 대해 "주전은 문성주-박해민-홍창기"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재원은 일단은 지명타자다. 좌익수는 기존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때만 활용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결국 1루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입장에선 베테랑 김현수가 빠지면서 좀더 많은 출전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상황. 이재원은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봐온 대선수인데, 그 공백은 너무 크다"면서 "포지션은 상관없다.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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