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너 프로 오면 형 아직 야구하고 있을 거야. 프로에서 만나자."
19살 차이나는 선후배가 한 팀에서 뭉쳤다. 특히 39세 노장에게 강렬하게 남은 기억이다.
LG 트윈스 장시환은 올겨울 한화에서 방출됐다. 한때 은퇴도 고민했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보자'는 아내의 설득에 공을 잡았다. 다행히 LG의 부름을 받아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데뷔팀인 현대 유니콘스 포함 6번째 유니폼이다.
장시환은 'LG에서 친한 선수'를 묻는 질문에 "박동원, 김강률은 상무 선후임이라 친하다"면서 "혹시 박시원이라고 아시려나? 그 친구도 아는 사이"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뜻밖의 이야기였다. 경남고 출신 박시원은 2006년생으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60번)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신예다.
박시원은 염경엽 LG 감독이 지난해 대활약한 동기 김영우의 뒤를 잇는 영건 불펜으로 주목하는 선수다. 지난해 짧게나마 1군 맛도 봤다. 7월과 9월, 한번씩 1군에 올라와 총 1⅓이닝을 던졌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청백전에서도 사령탑의 지목을 받아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불펜 운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영우의 기량에 연속성을 부여하는게 올해 스프링캠프의 중요한 목표"라며 "그 뒤에 박시원이라고 잘 준비된 투수가 하나 있다. 우리 생각대로 잘 성장한다면 시즌 시작과 함께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박시원이 뜻밖에도 1987년생인 장시환과 접점이 있다는 것. 장시환은 "롯데에 있을 때 (부산)센텀중학교에서 운동을 했는데, 그때 중학생이던 (박)시원이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한화 온 다음 2021년에 다시 만났는데, 그때 중3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이미 베테랑에 접어든 장시환에게도 꽤나 인상적인 선수로 남았던 모양이다.
"작년 신인 아닌가? '너 프로 오면 형 아직 던지고 있을 거야. 같은 팀이 될지는 모르겠네' 했는데 인연이란게 참 묘하다."
과연 박시원은 '야구하는 형' 장시환을 기억하고 있을까. 장시환은 "사실 난 연락처가 없다. 내가 MZ랑 무슨 얘기를 하나"라며 껄껄 웃은 뒤 "새로운 팀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까 기분이 새롭다. 시원이는 기억 못할 수도 있는데…나이가 드니 이런 감성에 취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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