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승수는 솔직히 운이 많이 따랐다. 결국 방심하지 않고, 아프지 말고 꾸준히 던지는게 중요하다."
후배들을 이끌고 보무당당하게 캠프 선발대로 나섰다. LG 트윈스 토종 에이스 임찬규의 진심이다.
임찬규는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났다. 최근 '야구기인 임찬규'를 론칭, 파란만장한 야구인생과 더불어 걸출한 입담을 갖춘 면모를 보여준 그다. 이날은 해당 예능의 첫 방영일이기도 했다. 첫 출연자는 나이를 뛰어넘은 절친 손아섭이다.
하지만 본질은 잊지 않는다. 임찬규는 "재미있게 찍었다. 힘들진 않았다. 1주일에 1~2번 정도 시간 할애한 거고, 촬영 시간도 휴식 시간까지 합쳐 야구에 전혀 방해되지 않도록 맞췄다. 그래서 구단에서도 허락한 거다. 난 프로야구 선수 아닌가"라며 웃었다.
선발대 출국에 대해서는 "전부터 선발대로 미리 나갈 때가 성적이 좋았다. (해외에 못나간)코로나 시즌에는 전반기부터 안 좋아서 힘들었다"고 운을 ?I다.
이어 "동생들도 함께하면 좋겠다 싶었다. (이)정용이는 올해 좀 부진했고, 김영우는 올해 처음 데뷔해서 이제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더 많은 동생들과 함께 하면 좋겠지만, 내가 500억을 버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원으로 짰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팀의 좋은 문화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피지컬적으로나 혈기왕성함 이런 건 좀더 ??었을 때가 좋았을 것 같은데, 확실히 무르익은 느낌이 있다. 상황도 침착하게 살필줄 알고, 위기에도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최근 3년간 무려 35승을 올렸다. 같은 기간 프로야구에서 함께 뛴 모든 투수들 중 1위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불리는 원태인 곽빈 고영표 김광현 양현종 박세웅 등을 모두 뛰어넘은 결과물이다. 평균자책점도 3.40으로 준수하다. 말 그대로 '최전성기'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아직 우리 선수중에 '정점'에 오른 선수는 없다. 있다면 신민재 한명 정도? 그게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고 자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찬규의 생각은 어떨까.
"난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감독님께서 날 더 높게 평가해주신 거니 감사하다. 승수는 사실 운도 많이 따랐다. 난 타자,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동료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또 아프지 않게 몸을 단단하게 잘 만드려고 한다. 3년간의 성적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간의 누적과 별개로 한순간에 잘못될 수 있는게 야구다. 방심해선 안된다."
임찬규는 "이닝에 욕심이 있다. 고참이자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이라고 거듭 말해왔다. 이날도 "매경기 6이닝을 던질 순 없어도, 퀵 후크나 초반 교체는 최대한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80이닝' 이야기가 나오자 "그 정도까진…"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저 야구 오래 할거다. 그런데 제가 철완은 아니다. 작년처럼 160이닝이 현실적인 목표다. 팬들 오래 보고 싶다"며 미소도 곁들였다.
한국시리즈 부진에 대해서도 "1회에 4실점이 아쉽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 뒤는 잘 막았던 것 같다. 은퇴 전에 한국시리즈 1승을 올리는 걸 목표로 삼겠다. 당장 올해의 목표이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어느덧 임찬규도 34세, LG 투수조장을 5년째 하고 있다. 그는 "동생들에게 고맙다. 팀 시스템이 참 잘돼있다. (김)현수 형도 있었고, (오)지환이 형, (박)해민이 형, (박)동원이 형 많이 도와주니까 부담은 없다. 동생들이 잘할 수 있게 다독이는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선발진 보면 진짜 감개무량하다. 올해도 나는 동생들과 경쟁하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선발 5명으로 한시즌 치르는 팀 없다. 부상 조심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생각은 없을까. 임찬규는 축승회 때 염경엽 감독과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했다.
"감독님, 구속 증강 프로그램을 한번 해볼까요? 하고 운을 뗐는데…'너 140 넘어가니까 한국시리즈 때 맞더라. 무모한 도전보다는 건강이나 체력에 초점을 맞춰라' 딱 잘라 말씀하시더라. 감독님 말씀대로 구속은 유지하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더 가다듬고, 구속으로 타자를 흔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인천공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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