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에 불가능한 일이 있을까. 이번에도 승자는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였다.
FA 최대어로 평가받는 외야수 카일 터커가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ESPN은 16일(한국시각) '최근 4반세기 동안 최초로 월드시리즈 2연패를 한 다저스가 또 한 번의 우승을 위해 압도적인 능력을 과시했다. 기존 로스터 가지고도 충분한데 스타 플레이어들을 공격적으로 유혹하기보다 그들이 다가오도록 하겠다고 맹세했다'며 '카일 터커와 다저스가 4년 2억40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두 번째 및 세 번째 시즌 후에는 옵트아웃 권리도 붙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오프시즌 들어 다저스의 두 번째 빅딜이다. 지난달 10일 특급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를 3년 6900만달러에 영입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대어'를 낚은 것이다.
당초 터커 쟁탈전의 승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유력했다. 10년 계약을 제안했고, 대도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커의 성향 때문이었다. 하지만 터커는 우승 후보이자 스타 플레이들이 즐비한 다저스를 선택했다. 그만큼 본인에겐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적은 팀이다.
2억4000만달러 중 6400만달러가 사이닝보너스로 지정돼 5400만달러가 우선 지급된다. 또한 3000만달러는 지급유예(deferrals)로 묶여 현가(present value)로 계산한 AAV(평균연봉)는 6000만달러가 아니라 5710만달러가 된다. 그래도 이 부문 1위다.
15년 7억6500만달러로 총액 1위인 뉴욕 메츠 후안 소토의 AAV(5100만달러)를 터커가 넘어섰다. 동료가 된 오타니 쇼헤이가 2년 전 맺은 10년 7억달러 계약의 AAV는 7000만달러로 액면으로 1위이나, 총액의 97.1%가 추후지급으로 넘어가 현가는 4608만달러로 크게 떨어진다.
AAV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인데도 옵트아웃 권리가 붙은 건, 터커의 요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말 29세가 되는 터커가 30대 초반에 다시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보면 된다. 다저스는 2년 전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2500만달러에 계약할 때도 다소 복잡한 조건을 전제로 달고 옵트아웃 권리를 줬는데, 흔한 방식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메츠가 제시한 조건도 밝혀졌다. 단장 출신인 MLB네트워크 짐 듀켓은 '메츠가 4년 2억2000만달러를 오퍼했다' 전했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지급유예는 없고, 첫 두 시즌 동안 1억20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고 했다.
디 애슬레틱 윌 새먼 기자는 '사이닝보너스가 7500만달러이고, 2,3번째 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 권리도 부여됐다'고 전했다. 총액은 다저스에 뒤지지만, 지급유예가 없으니 전체적인 구조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2년 우승팀 다저스를 선택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
이번 겨울 다저스의 최대 취약 포지션은 외야 한 자리였다. 지난해 좌익수를 맡았던 마이클 콘포토가 시즌 내내 제 몫을 전혀 하지 못하고 이번에 FA 시장에 나가자 다저스는 터커를 에의주시해 왔다.
이로써 다저스는 올해 외야를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중견수 앤디 파헤스, 우익수 터커로 꾸릴 전망이다. 한때 나돌던 테오스카 트레이드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다저스 구단은 강조한 바 있다. 유틸리티 토미 에드먼은 2루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김혜성의 입지가 다소 줄어들 소지가 있다.
터커를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데려온 다저스는 올해도 천문학적 액수의 사치세를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작년 경쟁균형세금(competitive balance tax) 기준 페이롤이 4억1700만달러로 약 1억7000만달러의 사치세를 냈다. 연봉 전문 사이트 Cot's Contract에 따르면 터커의 합류로 올해 페이롤도 4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저스에는 1억달러 이상 계약자들이 8명이나 된다. 터커를 비롯해 오타니, 야마모토, 무키 베츠(12년 3억6500만달러), 프레디 프리먼(6년 1억6200만달러), 블레이크 스넬(5년 1억8200만달러), 타일러 글래스나우(5년 1억3650만달러), 윌 스미스(10년 1억4000만달러) 등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구단 수입이 선수단 인건비와 세금을 충당하고도 남는다. ESPN은 '다저스 구단주 마크 월터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오타니 덕분에 막대한 수입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과 달리 수익성이 높고 탄탄한 거액의 중계권 계약을 지역 미디어와 맺었다'며 '월터는 특히 세 번의 우승이 가능하고 이후 직장폐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벌어들인 돈을 선수단에 투자하는데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고 논평했다.
즉 터커가 원하는 조건을 대부분 들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