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할 말 있으면 직접 와서 말해라!"
이게 바로 마르티네스식 '스웩'이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유)가 맨유 시어머니들에게 공개 메시지를 던졌다.
맨유가 맨체스터 더비에서 웃었다. 맨유는 1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맨유는 공식전 4경기 무승을 끊어내고 승점 35(9승8무5패)로 리그 4위 도약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였다. 이날은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맨유 레전드' 캐릭 감독은 루벤 아모림 감독 경질 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당초 올레 군나 솔샤르가 유력했지만, 맨유는 캐릭의 침착성과 조용한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줬다.
캐릭 감독은 이날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아모림 감독이 애지중지했던 스리백을 버리고 포백으로 돌아왔다. 센느 라멘스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루크 쇼-리산드로 마르티네스-해리 매과이어-디오구 달로가 포백을 꾸렸다. 중원에는 아모림 감독과 불편한 관계였던 코비 마이누가 복귀했고, 카세미루가 짝을 이뤘다.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한칸 올라와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눈길을 끈 것은 스리톱이었는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돌아온 브라이언 음뵈모가 최전방에 섰고, 파트리크 도르구와 아마드 디알로가 좌우에 포진했다.
폴 스콜스와 니키 버트는 경기 전 팟캐스트에서 마르티네스의 경쟁력을 의심했다. 마르티네스가 '맨시티의 핵심 공격수' 엘링 홀란에 밀릴 것이라 예상했다. 버트가 "홀란드가 마르티네스를 들어올려 끌고갈 것"이라고 조롱하자, 스콜스는 웃으며 "골을 넣은 후 마르티네스를 골망에 던져넣을지도 모른다"고 응수했다. 스콜스는 "홀란을 상대하려면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 매과이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마르티네스는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매과이어와 환상의 호흡을 보인 마르티네스는 그야말로 홀란을 지워버렸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홀란은 후반 35분 고개 숙인채 교체아웃됐다. 마르티네스가 홀란을 봉쇄한 가운데, 맨유는 후반 20분 음뵈모, 31분 도르구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 승리를 거뒀다. 골대 불운과 VAR 골취소,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만 아니었더라면 더 크게 이길수도 있는 경기였다.
마르티네스는 경기 후 스콜스에게 한방 먹였다. 그는 "솔직히 스콜스는 하고 싶은 말들을 할 수 있다. 이미 그에게 말했듯이 내게 할 말이 있으면 어디든 오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내 집이든 어디든 상관없다. 텔레비전에선 누구나 할 말이 많지만,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있을 때는 아무도 면전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내 경기력과 팀의 경기력에만 집중하고, 내 마지막 날까지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티네스는 해당 발언이 동기부여가 됐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 내 동기는 가족"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르티네스는 캐릭 감독에 대해 엄지를 치켜올렸다. 그는 "캐릭 감독은 위대한 레전드다. 오늘 우리 팀은 달랐다. 캐릭처럼 클럽의 에너지와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선수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감독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차이를 만든다"고 극찬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