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제가 다시 프로가 됐습니다! 울산(웨일스)에 최종합격했습니다."
감격으로 떨리는 목소리. 1년 3개월전과는 사뭇 다른 수화기 너머의 분위기였다. 벅찬 마음이 절절히 담겨있었다.
민성우는 "1년간 잘 준비한 보람이 있다. 이렇게 기회를 잡았다. 2026시즌부턴 다시 프로 선수"라며 크게 웃었다.
인하대 출신 민성우는 2022년 롯데 자이언츠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데뷔 첫해 퓨처스 리그에서 타율 2할8푼1리 3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6을 기록했다. '수비 때문에 뽑았는데, 타격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1군 경험은 없지만, 시범경기 때 1군 훈련에 참여해 사직구장 그라운드에 선 경험도 있다.
2023년 6월 입대, 병역(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자신을 불사르고자 했다. 하지만 소집해제를 6개월 앞둔 2024년 9월 추석 당일, 방출 통보를 받았다.
1999년생인 민성우에겐 어쩌면 야구 인생과의 작별을 알리는 한마디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6개월 몸 잘 만들어서 다시 도전하겠다. 야구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난 포수니까, 어디든 날 필요로 하는 팀이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3월 소집해제 후 자신을 방출시킨 롯데로 다시 들어갔다. 이번엔 선수가 아닌 불펜 포수로 몸담으며 스스로를 단련했다.
그리고 퓨처스 신생팀, 시민구단 울산 웨일스의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 수년간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방출 후 독립리그에서 칼을 갈아온 선수들이 즐비한, 치열한 경쟁 무대였다.
피나는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민성우는 지난 15일 발표된 울산 웨일즈 최종 명단에 '생존자'로 이름을 올렸다.
"불펜포수 하면서 꾸준히 프로 투수들의 공을 받고, 또 꾸준히 소통한게 많은 도움이 됐다. 훈련 끝나면 남아서 개인 운동을 열심히 했다. 코치님들이 다른 선수들 피드백해주는 말도 귀담아듣고, 혼자 따라해보곤 했다. 간간이 내 마음을 아시는 코치님들이 한마디씩 던져주신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어린 시절부터 근성이 돋보였던 그다. 초등학교 때는 야구와 스케이트를 병행했고, 중학교 때는 강한 어깨를 살려 투수로 뛰었다. 포수 마스크를 쓴 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다. 두 번이나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도 기어코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문했다.
장종훈을 시작으로 박경완 손시헌 김현수 서건창 채은성 정훈 등 육성선수(연습생)로 시작해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로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공교롭게도 가장 최근 사례가 인천고 직속 선배인 신민재(LG 트윈스)다.
울산 웨일즈는 오는 2월 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민성우는 "울산에 최기문 코치님이 계신다. 많이 배우겠다"면서 "좋은 소식으로 연락드리게 되서 기쁘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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