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K팝 외면한 그래미? 그럼에도…'본상 후보·오프닝' 로제→'최초 수상' 골든 있었다[종합]
by 정빛 기자
Bruno Mars, left, and Rose perform "APT." during the 68th annual Grammy Awards on Sunday, Feb. 1, 2026, in Los Angeles. (AP Photo/Chris Pizzello) 020126132492, 21334631,<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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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그래미 도전은 끝내 수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퍼포머 초청과 오프닝 배치 등 시상식 측의 전면적인 '로제 모시기'에도 불구하고, 그래미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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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는 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The 68th Grammy Awards)'에 퍼포머로 초청돼, 브루노 마스와 함께 듀엣곡 '아파트(APT.)'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로 시상식의 포문을 열었고, 현장을 채운 관객과 아티스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진행자 트레버 노아가 '아파트'에 담긴 한국식 게임 룰을 직접 설명하며 곡의 배경을 소개하기도 했다. 레드카펫 역시 로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금발 단발 펌 헤어와 검정 미니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한 로제는 글로벌 스타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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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과는 냉정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는 이번 시상식에서 본상에 해당하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부문인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를 비롯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까지 총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올해의 노래' 트로피는 빌리 아일리시의 '와일드 플라워(Wildflower)'에게 돌아갔고, '올해의 레코드'도 켄드릭 라마와 시저가 함께한 '루터(luther)'의 차지했다. 사전 시상식으로 진행된 '베스트 팝/듀오 그룹 퍼포먼스'는 영화 위키드 OST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를 부른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호명됐다.
Rose arrives at the 68th annual Grammy Awards on Sunday, Feb. 1, 2026, in Los Angeles. (Photo by Jordan Strauss/Invision/AP) 020126132492, 21334631,<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아파트'는 K팝 솔로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그래미 4대 본상 가운데 두 부문에 동시에 노미네이트되며 기대를 모았던 만큼, 불발의 여운이 더 아쉽게 남게 됐다. 시상식 오프닝 퍼포머로 배치되고, 전 세계 중계 화면의 시작을 책임졌음에도 트로피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epa12699297 KATSEYE performs onstage during the 68th annual Grammy Awards ceremony at Crypto.com Arena in Los Angeles, California, USA, 01 February 2026. EPA/CHRIS TORRES<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날 하이브의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도 퍼포머로 올랐지만, 수상이 불발됐다. 신인상 격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와 로제와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두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백스테이지에서 메인 무대로 이어지는 퍼포먼스 무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신인상 트로피는 올리비아 딘이 차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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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이자, 극 중 걸그룹 헌터릭스가 부른 '골든'은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부문을 수상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해당 부문은 시각 매체를 위해 제작된 곡의 완성도를 평가해 송라이터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작품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OS ANGELES, CALIFORNIA - FEBRUARY 01: (FOR EDITORIAL USE ONLY) KPop Demon Hunters accepts the 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award for "Golden ? From KPop Demon Hunters" onstage during the 68th GRAMMY Awards Premiere Ceremony at Peacock Theater on February 01, 2026 in Los Angeles, California. Frazer Harrison/Getty Images/AFP (Photo by Frazer Harriso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번 수상으로 곡 작업에 참여한 이재(EJAE), 테디,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는 그래미 수상자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한국계 음악 엔지니어나 해외 활동가의 수상 사례는 있었지만, K팝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그래미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티스트, 작곡가, 프로듀서 등 음악 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적 완성도와 업계 평가를 중시하는 점에서 세계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로 꼽힌다. 그만큼 K팝에게는 유독 넘기 어려운 벽으로 작용해왔다.
실제 방탄소년단 역시 여러 차례 후보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끝내 그래미 본상 수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2년에도 그래미 어워즈는 방탄소년단을 단독 퍼포머로 초청하고 대기석을 정중앙에 배치하는 등 이례적인 예우를 했지만, 2년 연속 이어진 수상 도전에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방탄소년단은 또 한 번 다음 그래미를 기약해야 했다.
epa12699269 (L-R) New Zealand-South Korean singer Rose and US singer-songwriter Bruno Mars perform onstage during the 68th annual Grammy Awards ceremony at Crypto.com Arena in Los Angeles, California, USA, 01 February 2026. EPA/CHRIS TORRES<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방탄소년단에 이어 로제까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그래미의 철옹성은 이번에도 굳게 닫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퍼포머 초청과 오프닝 배치는 로제가 그래미가 주목한 아티스트였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K팝의 위치가 어디까지 올라왔는지를 확인한 무대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