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호주 출신 스노보더 스코티 제임스(31)가 그토록 염원하던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제임스는 1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 3차 시기에서 무난한 연기를 펼치다 마지막 런에서 미끄러졌다.
앞서 호주 해설위원진은 제임스가 두 번째 런에서 1440 기술을 연속해서 성공시키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나인 네트워크'의 미치 톰린슨은 "어떤 런은 하이라이트 영상에 남지만, 어떤 런은 역사를 만든다"며 "방금 제임스가 TKO를 날렸다"라고 금메달을 확신하기도 했다.
호주 '뉴스닷컴'은 제임스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유일하게 스위치 백사이드 1440에서 백사이드 1440로 전환하는 '아찔한 기술'을 성공시켰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임스가 금메달을 도둑맞았나?'라며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야후 스포츠' 호주판에 따르면, 한 호주팬은 "제임스에게 93점을 준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다른 팬은 "스코티가 안타깝다. 억울하게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라고 적었다.
제임스는 선두를 달리는 일본 도쓰카 유토를 넘기 위해선 더 완벽한 기술을 펼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파이프를 벗어나 추락하면서 DNI(Dose not improved) 판정을 받았다.
결국 두번째 런에서 95.00점을 받은 일본 도쓰카 유토가 같은 시기에 93.50점을 받은 제임스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야마다 류세이가 92.0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선 히라노 아유무에 밀려 은메달을 땄던 제임스는 두 대회 연속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호주 스노보드 역대 최초 올림픽 메달 3개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제임스는 대회 후 호주 매체와 인터뷰에서 "눈물이 날 것 같지만, 꾹 참고 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팬 여러분, 가족,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정말 아쉽다. 호주에 계신 모든 분들 정말 사랑하고 감사드린다. 여러분을 위해 우승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제임스는 "올림픽 메달을 따고 사과하는 게 좀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오늘 밤만큼은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삼십 줄에 접어든 제임스는 아직 은퇴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나는 스노보드를 사랑하고, 솔직히 아직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비록 2등을 했지만, 그것만으로 정말 놀라운 결과"라고 했다.
이어 "내일도 해는 뜰 거고, 내 어린 아들을 날 필요로 할 거다. 그리고 내 목에 어떤 메달이 걸려 있든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제임스는 훗날 어린 자신에게 '울지 말고 맥주나 마셔'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스노보드는 2014년 소치 대회부터 4개 대회 연속 파이프종목 포디움에 오르며 세계 최강국의 입지를 다졌다. 소치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아유무는 7위(86.50점)에 머물렀지만, 도쓰카가 올림픽 3수만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1위부터 4위 히라노 루카(91.00점)까지 상위 4명 중 3명이 일본 선수였다.
대한민국 스노보드계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채운(경희대)은 87.50점으로 '디펜딩 챔피언' 히라노보다 높은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베이징 대회에서 18위를 기록한 이채운은 한층 성장한 기량으로 4년만에 올림픽 TOP 6에 진입했다. 1, 2차 시기엔 긴장한 탓인지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3차 시기에선 주무기인 1620도 회전(공중에서 네 바퀴 반을 회전) 기술에 성공하고, 더블콕 1440(네 바퀴)도 두 차례 해내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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