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최가온은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금메달을 가져온 것이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남자 결선이 1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렸다. 2022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히라노 아유무는 이번 대회에서는 7위에 머물고 말았다.
아쉬울 수 있는 성적, 하지만 아유무는 대회를 마무리한 후 "무엇보다 오늘 무사히 살아서 경기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현재 내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도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로 값진 경험이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아유무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부상을 참아내고 경기를 뛴 것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1달 전에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아유무는 기술을 펼치다가 크게 추락해 고관절, 갈비뼈가 골절됐다. 대회에 절대로 참가해서는 안될 몸상태지만 아유무는 진통제를 맞아가면서 올림픽에 도전했다. 사실 이 상태에서 또 부상을 당했다면 아유무는 정말 생명이 위독했을지도 모른다.
아유무는 "1620도 회전을 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지만, 부상 때문에 훈련에서 그 루틴을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많이 회전하면 통증이 유발될 때도 있어서, 아드레날린과 진통제에 의지해 위험을 감수하고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아유무는 스노보드 선수로 살아가다가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적이 있다. 2017년 미국 대회에서 아유무는 4회전 기술을 사용하다가 경기장 벽에 크게 부딪혔다. 정신은 차렸지만 몸상태는 멀쩡하지 않았다. 아유무는 부상을 당하고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아버지의 간곡한 설득에 기권을 선언했다.
아유무는 곧바로 구급차로 후송됐고, 병원에서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일본 매체 더 앤서가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수술이 끝난 뒤, 의사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1cm만 더 어긋났다면 죽었습니다.' 간은 파열돼 막 한 장으로 겨우 연결된 상태였다. 만약 그때 출전을 강행했다면 체내에서 큰 출혈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말 그대로 생사의 경계선'이라고 전했다. 정말 살아있어서 다행인 수준의 부상이었다.
그 부상을 극복한 뒤에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 2022년 베이징에서는 금메달까지 수상했다. 이번 대회도 포기하는 게 정상이었지만 아유무는 올림픽의 특별함을 알기에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아유무의 스토리를 보면 여고생 최가온의 금메달 스토리가 더욱 극적이다. 최가온도 이번 결선 1차 시도에서 정말 크게 추락해 곧바로 일어서지도 못했다.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주변에서도 다음을 기약하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최가온은 손목과 다리가 멀쩡하지도 않은 채로 뛰기로 결정했다. 만약 또 그렇게 추락하면 더 큰 부상이 야기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가온은 2차, 3차 시도를 해 기어코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첫 금메달을 가져왔다. 영화 시나리오도 이렇게 쓰면 욕 먹는 수준이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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