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 시작 10분전에 갑자기 '오늘 선발로 나간다'고 하더라. 나도 놀랐다."
대한항공 이든(25)의 표정은 밝았다. 뿌듯함과 만족감이 얼굴에 가득했다.
대한항공은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V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 OK저축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러셀(20득점)과 정지석(13득점)이 변함없이 승리를 이끈 하루였다. 하지만 이든(13득점)의 깜짝 선발출전과 맹활약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심지어 사령탑도 '서프라이즈'라고 표현했다. 경기 직전 정한용이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최근 들어 연습에서 조금씩 몸을 끌어올린 이든이 선발로 나섰다. 1세트에만 8득점을 올리며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하는가 하면, 서브에이스 하나, 블로킹 하나까지 추가하며 팔방미인의 면모까지 보여줬다.
경기 후 만난 이든은 "오랫동안 훈련해온 만큼 자신있게 플레이하고자 했다. 나 자신을 믿고, 내 할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서 "경기에 뛰지 못한다고 낙담하진 않았다. 내가 대한항공에 온 건, 이 팀이 날 원했기 때문이니까"라며 웃었다.
아직까지 리시브는 약점으로 꼽힌다. 이든이 나올 땐 정지석과 리베로 강승일이 한층 더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 또 후위로 나가면 곽승석이 교체 투입됐다. 이든의 부담을 덜어주고, 반대로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의 배려였다.
2001년생인 이든은 2017년 호주리그에서 데뷔, 이후 덴마크 헝가리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그리스 등 다양한 해외리그에서 뛴 뒤 올시즌은 한국 무대에 발을 디뎠다. 대한항공은 공격력 보강을 위해 리베로 료헤이를 방출하고, 대신 이든을 택했다.
이든이 꼽은 자신의 최대 장점은 뭘까. 그는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할 줄 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해외 그 어느리그보다 치열한 것 같다. 챔피언이 된다는 건 어느 리그에서든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에서 한번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간 적은 있지만, 그땐 마지막 세트에서 아쉽게 졌다. 올해야말로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든은 경기 후 갓을 쓰고 인터뷰에 임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든은 "한국의 설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한국은 흥미로운 게 많은 나라다. 그중 나라의 정체성이 담긴 명절 문화도 포함된다"고 했다.
음식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만족하는데, 매운 건 잘 못먹는다. 한선수가 자꾸 김치를 내게 먹이려고 한다"며 웃었다.
"히어로 인터뷰는 오늘이 첫 경험인데, 분위기가 호주 축구리그 같다. 분위기가 너무 좋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또 갖고 싶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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