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자신이 내린 판정이 5번이나 번복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미국 메이저리그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첫 선을 보인 가운데, 심판의 판정 번복 사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5일(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보스턴 레드삭스 간의 시범경기 구심을 맡은 미치 트르제치악 심판이 자신의 판정을 5번이나 번복해야 했다'고 전했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피츠버그 포수 앤디 로드리게스는 카멘 머진스키의 초구가 볼 판정을 받자 곧바로 헬멧을 두드리며 ABS 챌린지를 요청했다. 판독 결과 공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꽂힌 것으로 드러났고, 트르제치악 심판은 볼 판정을 정정할 수밖에 없었다.
2사 1루 2B1S 상황에선 보스턴 타자 윌슨 콘트레라스가 몸쪽 낮은 코스의 공에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자 챌린지를 요청했다. ABS에선 존 바깥쪽으로 빠진 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트르제치악 심판의 판정은 볼로 바뀌었다.
거듭된 판정 번복 때문이었을까. 이후에도 트르제치악 심판은 ABS 챌린지로 곤욕을 치렀다. 2회초 피츠버그의 무사 1루 공격 때 레인저 수아레스의 바깥쪽 낮은 코스 공에 볼 판정을 내렸으나, 이번에도 ABS에선 공이 정확히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어진 2B1S 승부에서 볼 판정은 ABS 결과 스트라이크, 2사 1, 2루에서 초구에 내린 스트라이크 판정은 볼로 정정됐다. 3이닝 동안 무려 5번이나 판정이 ABS로 정정됐다.
다행히 '불행'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4회말 무사 주자 없는 가운데 2B2S에서 볼 판정이 나오자 피츠버그 측이 다시 챌린지를 요청했으나, 이번엔 ABS에서도 원심이 옳았음이 드러났다. 뉴욕포스트는 '판정이 그대로 유지되자 관중들은 야유 섞인 환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ABS 챌린지는 KBO리그와는 다른 방식이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모두 ABS가 맡고 주심이 이를 수신한 뒤 부르는 KBO 방식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심판이 판정을 맡되 투수나 타자, 포수 또는 벤치에서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챌린지 방식 때 ABS 판독 결과를 표출한다. 팀당 경기당 2회 활용할 수 있고, 성공시엔 횟수가 유지되나, 실패시엔 차감된다.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를 통해 챌린지 규정을 보완해 정규시즌에 적용할 계획이다. MLB닷컴은 '관련 회의가 수 차례 이뤄졌으며, 정규시즌에선 포수만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울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애틀 포수 칼 랄리는 "초반에는 (챌린지 적용에) 몇 차례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도 "포수들이야말로 가장 좋은 시야를 갖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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