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두산의 새로운 에이스를 넘어 '한국의 디그롬'이 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김원형 신임 감독은 이 선수만 보면 입이 귀에 걸린다. 엄청난 고민일줄 알았던 5선발 문제를, 너무나 쉽게 해결할 것 같아서다. 스프링 캠프에서의 투구 모습에 흠잡을 데가 없다고 극찬중이다.
'투수 전문가' 김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고졸 2년차 최민석.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 두산 지명을 받은 뒤, 시즌 초부터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선발 16경기에 나서 3승3패. 단순 기록보다, 신인 선수가 1군에서 당차게 던지며 선발 수업을 잘 받았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그렇게 투자를 한 효과가 나오는 것일까. 최민석은 2년차 시즌을 앞두고 더 단단해졌다. 약 10kg을 증량하며 공에 힘을 싣고, 한 시즌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직구는 벌써 150km를 찍고 있고, 주무기인 스위퍼는 엄청난 각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 캠프 MVP였다.
최민석은 "지난 시즌을 치르며 부족한게 너무 많다고 느꼈다. 주변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뭐가 가장 필요한지 생각하고 몸을 만들었다. 전에는 정말 온 힘을 끌어 던져야 만족할만한 공이 나왔는데, 지금은 힘을 덜 써도 공이 가는 느낌이다. 겨우내 잘 준비해 페이스도 좋고 결과도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자체 평가를 했다. 본인도 만족스럽다는 것.
최민석은 사실 입단 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같은 서울고 동기 김동현(KT) 김영우(LG)가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스포트라이트가 그쪽으로 쏠리는 게 당연했다. 최민석은 "솔직히 내가 한참 밑이었던 게 맞다. 김영우형(1년 유급)은 150km 중반대를 고등학교 때 던졌다. 김동현도 150km를 넘겼다. 나는 150km 근처도 못갔다"고 했다. 물론 2라운드 지명도 대단한 일. 최민석은 "그나마 제구나 경기 운영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처음에 주목받지 못해도 서운하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더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자 이렇게 마음을 먹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데 대반전. 프로에 오니 직구 구속이 늘기 시작했다. 최민석은 "4월인가 연습경기에 나갔는데, 갑자기 152km가 찍히더라. 체계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공도 많이 던지니 구속이 150km 이상이 나왔다"고 말했다. 제구와 경기 운영 등은 원래 호평을 받았었는데, 구위가 좋아지니 어떻게 보면 1라운드급 이상의 선수를 두산이 뽑은 결론이 맺어졌다.
또 하나 핵심은 스위퍼. 어설프지 않다. 우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각이 어마어마하다. 최민석은 "나는 다양한게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 아직 S급이라 할 수 없지만 변화구를 다 던질 줄 안다"고 말하며 "고등학교 졸업하고 겨울부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스위퍼를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에 연습을 했는데, 생각보다 좋아 잘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속과 구종만 놓고 보면 KIA 타이거즈 에이스 네일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최민석의 롤모델은 따로 있다.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강속구 투수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최민석은 "디그롬을 제일 좋아한다. 공 빠르고, 제구 좋고,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디그롬이 될 수 있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최민석은 "드래프트 때도 말했다. 한 번 반짝이는 선수가 아닌, 꾸준히 반짝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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